아파트를 살 때 따져볼 것들이 많다. 가격이 적절한지, 생활편의시설은 잘 갖춰졌는지, 교육환경과 교통은 좋은지 등이다. 그리고 또 하나. 관리비 문제다. 미분양이 많은 중대형 아파트가 싼값에 시장에 나와있지만, 싸다고 선뜻 손에 쥐기가 어렵다. 주택업체들이 미분양 중대형 아파트를 임시방편으로 전세를 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요가 없어 일부에서는 계약기간 동안 관리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이정희(38'대구 달서구 진천동)씨는 "싸게 나온 중대형 아파트가 많아 지금 살고 있는 소형 아파트를 팔고, 대출을 조금만 받으면 넓은 아파트로 옮길 수 있어 '중대형 갈아타기'를 고민했다. 하지만 관리비 부담이 월 15만원 정도 늘 것 같아 구입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씨는 구입 예정 아파트의 주민을 통해 관리비를 알아보기 위해 적지않은 품을 팔아야 했다.
이제는 아파트 관리비를 알아보기 위해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12월부터 공개하고 있는 전국의 '공동주택 공동관리비 현황'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관리비 집행 투명성 높여
국토부는 공동관리비 공개를 결정한 취지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관리비 세부 정보를 입주민에게 제공해 관리비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것. 둘째, 아파트 단지간 관리비 비교를 통해 관리비 및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www. khmais.net)에 들어가면 단지별로 관리비의 6개 항목(일반관리비'청소비'경비비'소독비'승강기유지비'수선유지비)을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매월 말일까지 전월 관리비를 이 시스템에 입력한다. 주민들은 인터넷에서 단지별, 월별 관리비와 단지현황과 특징을 검색할 수 있다.
6개 항목 중 일반관리비에는 인건비(급여'수당'상여금'퇴직금'4대 보혐료 및 식대 등 복리후생비), 사무비용, 공과금, 피복비, 차량유지비 등이 포함된다. 청소비는 용역의 경우 용역금액, 직영의 경우 경비원인건비, 피복비 등 직접 경비를 말한다. 경비비도 청소비와 구성 내역은 같다.
◆대구 평균 일반관리비 ㎡당 230원
대구의 공동관리비(1월 부과 기준)는 얼마나 될까? 공동관리비 중 일반관리비의 경우 평균 ㎡당 230원이다. 최고가는 897원이고 최저가는 4원이다. 경비비의 경우 평균 177원이며, 최고가는 681원, 최저가는 4원이다. 청소비의 경우 평균 67원, 최고가 216원, 최저가 1원으로 나타났다. 주로 최고가는 수성구와 달서구에서 나오고, 최저가는 북구에서 형성되고 있다.
대구의 두 개 아파트 단지의 관리비(1월 부과 6개 항목 기준)를 비교해 봤다. 수성구 신매동 H아파트와 북구 침산동 L아파트의 공동관리비는 ㎡당 각각 567원, 786원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138㎡(42평형) 아파트를 예로 들어 두 단지의 공동관리비를 산출해 보면 H아파트는 7만8천246원, L아파트는 10만8천468원이다.
하지만 단지별로 공동관리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공동관리비는 같은 평형의 아파트라도 노후도(준공연도), 관리형태(자치관리'위탁), 난방방식(개별'중앙), 관리인원, 경비방법 및 경비원수, 주민복리시설의 규모 등 세부내역에 따라 관리비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파트 관리비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아파트의 단지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대구 공동주택관리비 싼 편
전국의 아파트관리비가 단지별로 최고 9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와 경북은 전국에서 관리비가 싼 지역으로 파악됐다.
국토부가 지난 12월 발표한 공동주택 공동관리비(작년 9월분 기준, 6개 항목) 공개자료에 따르면 대구, 경북은 ㎡당 각각 541원, 526원으로 전국 평균(584원)보다 싼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곳은 서울(709원)이며, 다음은 경기(614원), 인천(586원), 대전(579원), 강원(569원) 순이다. 가장 싼 곳은 광주(454원)로 집계됐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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