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 친지들이 둘러앉아 한 해의 덕담을 나누는 설. 정성을 담아 차례상을 차리고 푸짐한 음식을 먹으며 건강을 기원하는 민족의 대명절이다. 하지만 분위기에 취해 평소보다 음식을 많이 먹다 보면 소화불량으로 고생할 수 있다. 하루 이틀은 괜찮겠지 하고 먹는 즐거움에 빠져들다 보면 새해에 세운 다이어트 계획이 무너지기 쉽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명절의 의미는 높이고 건강까지 챙기는 센스가 필요하다.
▶음식에 무병장수 담아=새해를 맞는 풍속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은 비슷하다. 우리는 설날 아침 하얀 가래떡으로 만든 떡국을 먹고, 일본에서는 '가가미모찌'라고 하는 찹쌀로 만든 떡이나 소바(메밀국수)를 먹는다. 중국에서는 새해 부자가 되라는 의미를 담아 만두를 먹고 미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서는 빵, 케이크에 고기와 베이컨을 곁들인 음식을 즐긴다. 나라마다 음식의 형태는 다르지만 탄수화물을 중심으로 단백질과 지방이 어우러진 음식이 설날 음식으로 차려진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음식 문화의 영향과 더불어 환경에 맞게 수확된 식품재료들의 차이에 따른 결과로 여겨진다.
▶고열량'고지방 섭취 주의=차례상에 오르는 음식을 살펴보면 각종 튀김에 부침개, 찜 등이 주를 이룬다. 보기 좋고 맛있게 음식을 차려내지만 대부분 음식이 고열량과 고지방에 편중되고 비타민과 무기질은 부족하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 술까지 마시지만 신체활동량은 줄어 건강 밸런스가 무너지기 쉽다. 평소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잘 해오던 사람들이 설을 계기로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한꺼번에 많이 먹을 경우 정상적인 식사로 돌아왔을 때 지방합성이 증가돼 급속히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이때문에 열량이 높거나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은 떡, 전, 고기, 튀김 등의 음식은 되도록 적게 먹고 나물, 야채 등을 많이 섭취해 음식에서 올 수 있는 문제를 피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식중독. 겨울에는 전염성 병균이 활동하기 어려우므로 식중독이 있겠느냐고 여기지만 따뜻한 실내에서 오래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음식이 쉽게 상할 수 있다. 맛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설 음식 건강 섭취법=차례를 지내고 떡국 한 그릇에 잡채, 갈비찜, 각종 나물, 부침개 등을 먹는다면 이미 성인의 한끼 식사에 필요한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 섭취량이 충족된다. 차례상에 올리는 각종 음식은 간을 싱겁게 해 나트륨의 양을 줄인다. 간이 된 튀김이나 부침개를 따로 간장에 찍어먹는 것은 좋지 않다. 차례 후 함께하는 식사에서 충분한 양을 섭취했다면 점심과 저녁은 간단하게 먹는다. 배가 출출할 땐 부침개나 튀김보다는 유제품이나 과일을 먹는 게 좋다.
떡국과 잡채 같은 탄수화물 섭취는 가능한 한 줄이고 잡채, 갈비찜, 나물류, 부침개 등은 야채에 쌈으로 싸서 먹는다. 기름진 음식이 야채와 어우러져 소화를 도와준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었다면 녹차, 홍차, 우롱차 등을 진하게 우려낸 차를 마시는 것도 명절 연휴를 건강하게 보내는 지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도움말·김미옥 대구보건대 건강다이어트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한덕수 탄핵소추안 항의하는 與, 미소짓는 이재명…"역사적 한 장면"
불공정 자백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자폭? [석민의News픽]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제2의 IMF 우려"
계엄 당일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복면 씌워 벙커로"
무릎 꿇은 이재명, 유가족 만나 "할 수 있는 최선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