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기초의원 정수변경 수정안 본회의서 뒤집혔다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가 전날 가결한 구미 갑·을의 기초의원 정수 수정안이 10일 본회의에서 당초 선거구 획정위 원안으로 뒤집히는 이변이 연출됐다. 경북도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었지만 행복위에서 가결된 구미 갑·을의 기초의원 정수 '10대 10'안은 논의조차 못하고 원안인 '11대 9'안으로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해 찬성 27, 반대 19, 무효 1로 통과시켰다.

구미갑 지역의 백천봉 도의원이 본회의 '반란'을 주도했다. 백 도의원은 10일 오전 동료 의원 16명에게 서명을 받아 선거구 획정위 안과 동일한 '11대 9'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상임위 수정안인 '10대 10'안의 부당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진 찬반 토론에서 구미지역의 최윤희·윤창욱·김영택·김대호 도의원 등이 줄줄이 나와 '11대 9'안과 '10대 10'안에 대해 찬반 토론을 벌였다. 이상천 도의회의장이 '11대 9'안을 두고 무기명 비밀투표를 제안했고, 그대로 통과됐다. 이 때문에 상임위 수정안은 그냥 묻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김성조 정책위의장(구미갑)과 김태환 경북도당위원장(구미을)의 반응에 지역 정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두 의원 간 감정싸움 양상으로 전개될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10대 10'안을 강하게 요구했던 김 도당위원장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도당위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의 대표기구인 도의회의 결정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낙후된 농촌의 현실을 감안할 때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인 지역 대표성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는 이번 결정에 대해 심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표현은 점잖았지만 속을 끓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조 정책위의장 측은 "순리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상임위에서 수정안이 가결되자 일부 도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정안의 부당성을 지적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국회의원이 시의원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툼까지 벌이고 있는 것은 의회 장악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령 시의회 의장을 경선에 의한 투표로 뽑는다면 시의원이 2명 많은 김성조 의원 지역구 출신 후보가 당선될 공산이 큰 것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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