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석꾼은 천가지 걱정을, 만석꾼은 만가지 걱정을 안고 산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넉넉한 사람일지라도 모두 걱정을 안고 산다는 얘기인데요.
주머니가 다소 빵빵한 사람일지라도 고민이 많습니다. 워낙 지출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가장 큰 지출 항목이 무엇인지요? 아마 사교육비라고 답하는 분들이 가장 많을 것입니다.
외벌이보다 형편이 다소 나은 맞벌이 회사원 이형조(35·가명)씨의 가장 큰 걱정도 자녀들 교육비입니다. 당장의 고민은 아니더라도 노후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이씨가 만들어야할 재무 목표를 짚어봤습니다.
◆재무 목표에 따라 돈을 쪼개라
맞벌이를 통해 남들보다 일찍 내집 마련을 끝낸 이씨는 지금부터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했다. 결혼 후 바로 아파트 장만을 목표로 저축에 집중했기에 남들보다 빨리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파트를 장만할 때는 모자라는 돈을 대출 받은 후 돈이 생기는 즉시 대출금을 갚았기 때문에 재테크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대출금을 모두 갚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상담을 요청한 이씨. 자산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재무 목표 수립, 목표에 따른 투자기간 설정, 목표와 투자기간에 따른 금융상품의 종류 선택, 목표별 저축금액 설정, 개별 금융상품 선택기준에 따른 상품 선택 등의 순서에 따라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면 된다. 그 다음에는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재배분하는 절차를 반복적으로 하면 된다.
앞으로 아파트 면적을 늘리는 데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이씨가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재무 목표는 자녀교육비와 노후준비다. 아직은 자녀가 어리지만 만만찮은 사교육비와 대학등록금 마련이 지금부터 걱정스럽다.
◆대학등록금 인상률, 물가상승률의 3배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명목 교육비 지출액이 40조원을 넘어섰고, 가구당 교육비 지출액은 240만원으로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액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사교육비 지출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대학등록금의 인상률은 물가의 3배에 달해 대학등록금 1천만원 시대가 온 지 오래됐다.
자녀교육비는 두가지로 구분해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나는 초등학교부터 지출금액이 늘어나는 사교육비, 또 하나는 대학등록금이다. 단기적인 교육비와 종자돈 마련을 위해서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3년 동안 저축을 목표로 정기적금 70만원을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
대학등록금 마련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학 4년 동안 등록금 4천만원을 마련하겠다면 물가상승률 3%를 적용할 경우, 첫째(5세)가 대학에 입학할 시점에 필요 교육비는 6천200만원, 둘째(2세)는 6천800만원이다.
이 돈을 모으려면 첫째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15년 동안 매월 20만원(투자수익률 10% 가정)을, 둘째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18년 동안 매월 17만원을 저축하면 된다.
대학등록금 마련 등 장기적인 재무 목표는 적립식펀드가 제격이다. 향후 정기적금의 이자율을 5%대로 예상할 수 있는데 이 정도의 수익률로는 물가상승률을 능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종자돈 마련과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매월 70만원씩 적립식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적립식펀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주식시장의 시황에 조급해하지 말고, 정기적금에 저축하는 것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적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후준비는 금융자산의 규모가 관건이다
자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산배분이다. 노후자금도 마찬가지다. 노후수단으로 상가 월세, 연금, 그리고 현금자산으로 골고루 분산되어 있으면 최적의 포트폴리오다.
그러나 자산규모가 많지 않으면 분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은퇴 후 자산규모가 10억원을 넘어가면 부동산과 금융자산으로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는 금융자산에 집중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금융자산 중에서도 연금자산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들보다 일찍 내 집 마련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부터 노후준비에 돌입하는 것이 좋다. 빨리 시작하면 시작할수록 유리하다.
우선 보장내용이 중복되는 건강보험을 구조조정한 돈에 조금 더 보태어 변액연금보험에 30만원씩 저축할 것을 권한다. 물론 매월 30만원씩 저축하는 것으로 노후준비를 하기에는 많이 부족할 것이다. 따라서 직장에서 승진으로 월급이 올라갈 때마다 저축금액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다.
그러다가 40대 후반이 되면 기존에 가입한 변액연금보험에 추가납입을 하여 연금자산을 늘리면 된다. 추가납입은 사업비도 저렴하고, 또한 가입시기가 10년이 지나면 추가납입한 돈도 비과세 혜택을 받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리하다.
연금보험은 가입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기 때문에 일찍 시작할수록 유리하다. 지난해 12월에 변경된 경험생명표는 3년마다 변경된다. 한번 변경될 때마다 연금보험료가 4~7% 정도 인상된다고 보면 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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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 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최창집 전문위원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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