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 10년 동안 `고용 없는 성장` -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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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공단 10년 동안 '고용 없는 성장'

갈수록 몸집이 커지는 한국 경제가 지닌 딜레마 가운데 하나가 '고용 없는 성장'이다.

업체 수가 늘고 생산액은 증가하는 반면 고용자 수는 정체를 보이거나 되레 감소함에 따라 실업률 증가 등 경제·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인 구미공단에서도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공단의 입주업체 수는 최근 1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근로자 수는 4.1% 증가에 그쳐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가 최근 10년간 구미공단의 입주업체 수, 근로자 수, 생산액 등을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입주업체 수는 지난해 말 1천272개사로 2000년 506개사에 비해 두 배(766개사 증가)로 늘었다. 그러나 근로자 수는 지난해 말 6만8천494명으로 2000년 6만5천741명에 비해 4.1%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근로자 수는 2005년 7만9천904명을 정점으로 2007년 7만2천665명, 2008년엔 7만명 선이 붕괴하는 등 최근 5년간 1만1천410명이나 줄었다.

구미공단은 휴대전화, 모니터, LCD, 반도체 등 자본·기술집약적 제품의 급성장에 힘입어 외형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으나, 자동화 설비구축 등으로 고용 증가는 답보 수준인 것으로 구미상의는 분석했다.

또 구미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2002년 30조원, 2004년 40조원을 각각 넘겼고 지난해는 63조원을 기록했으며 가동률은 90%에 육박해 외형적 생산규모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구미상의는 "고용 없는 성장세 지속은 실물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운 것은 물론 구미공단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고용을 증대하는 기업체들에 대해 법인세, 공제 혜택 등 각종 세제 지원 및 인센티브 제공 등 고용 친화 및 장려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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