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서민금융회사 서민 대출 본업에 충실하라

서민금융회사가 지난해 비과세 예금 한도 확대에 힘입어 많은 예금을 끌어들였으나 서민금융 지원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의 예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224조 2천억 원으로 2008년 말보다 14% 늘었으나 대출 잔액은 고작 4.15% 증가했다. 행정안전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새마을금고의 예금 잔액도 1년 전보다 21.4% 증가했지만 대출은 1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서민금융회사의 예금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정부가 지난해 비과세 예금 한도를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로부터 혜택만 받고 본업인 서민 대출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서민금융회사의 대출 실적을 보면 이들 회사를 과연 서민금융기관으로 불러야 할지 의문이다. 저신용자(신용등급 7~10등급)의 대출 비중은 총여신의 30%에 불과하다. 또 대출금의 70~80%를 담보대출로 운영하고 있어 담보가 없는 저신용자는 서민금융기관으로부터도 배척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들 금융회사는 비과세예금 한도 확대로 그러모은 시중자금 대부분을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새마을금고는 4천564억 원, 신협은 사상 최대인 1천872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서민금융기관의 이 같은 반(反)서민적 행태는 이미 지난해부터 문제가 되어 왔다.

감독당국은 이 같은 영업 행태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 지도'감독을 통해 서민 대출을 늘리도록 하는 한편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여신의 일정 비율을 서민에게 대출하도록 강제하는 서민 대출 의무 비율의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관련 업계는 이러한 제도는 부실 대출을 유발하는 위험한 제도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이 같은 외적 강제를 받지 않으려면 서민금융회사 스스로 본업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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