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고교생들의 졸업식 뒤풀이가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복을 찢거나 밀가루를 뿌리는 정도는 이제 옛날 이야기다. 속칭 '졸업빵'으로 불리는 최근의 졸업식 뒤풀이는 성인들의 폭력적 행위와 닮았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속옷 차림으로 도심 거리를 떼 지어 질주하거나 여학생들을 발가벗겨 바닷물에 빠뜨리는 건 예사다. 알몸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려 피해 학생들의 실명이 드러나기까지 한다. 졸업이라는 해방감에 치기로 그냥 한번 해보는 차원을 넘어섰다.
어저께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졸업식 뒤풀이는 이런 광란의 졸업식 문화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후배들에게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씌우고 알몸으로 인간 피라미드를 쌓게 하거나 벌거벗긴 채 담 밑에 서있게 하고 선배들이 이를 즐기듯 지켜보는 장면은 범죄집단에서나 볼 수 있는 가학적인 장면 그 자체다. 갈수록 폭력적인 면모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졸업식 문화가 이렇게까지 비뚤어진 것은 기성세대의 방임도 큰 몫을 했다. 아이들의 일탈 행위를 따끔하게 꾸짖고 타일러 계도하지 않은 탓이다. 학교와 가정, 사회가 흘려 넘기고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아이들의 정서와 문화가 깊이 멍들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앞으로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강요와 강압 등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는 졸업식 뒤풀이를 서둘러 바로잡지 않는다면 더 큰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 학교와 가정, 사회는 더욱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기성세대의 무관심과 방임이 청소년들의 비뚤어진 행위를 더욱 수렁으로 빠뜨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들이 옳고 그른 행동을 분별할 수 있도록 적극 계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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