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로또 복권 추첨에서 전남 영광의 한 농민이 한꺼번에 3장의 복권이 2등에 당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복권을 사는 것이 취미였다는 그는 같은 번호만 고집한 끝에 행운을 잡았다. 당첨금 1억 4천여만 원으로 아내와 자신의 수술로 진 빚을 갚고, 트랙터를 샀다 한다.
수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거액이 걸려 있는 복권 당첨 이야기는 늘 사람들의 관심사다. 지난해 1월 대구에서는 한 명이 동시에 2개의 1등에 당첨돼 42억 7천여만 원의 당첨금을 받았다. 또 지난해 8월에는 1등 당첨자가 6개의 2등과 동시에 당첨되기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국내에서 복권과 관련한 최고의 화제는 2003년 무려 407억 원의 당첨금을 받은 강원지방경찰청 소속의 경찰관이었다. '400억 원의 사나이'라고 불렸던 그 경찰관과 가족은 갑작스런 횡재에 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전해진다.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에서는 몇 개 주나 몇 나라가 공동으로 로또 복권을 발매하기 때문에 당첨금이 천문학적이다. 지난해 8월, 미국 복권 파워볼에서는 2억 6천만 달러(한화 약 3천300억 원), 이탈리아에서는 1억 4천780만 유로(한화 약 2천640억 원)의 당첨자가 나왔다. 특히 이탈리아 복권은 1~90의 숫자 중 6개를 모두 맞혀야 해 확률이 무려 6억 2천200만 분의 1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운이 바람직한 삶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16세 때인 2003년 40억 원의 복권에 당첨된 영국의 한 소녀는 사치한 생활로 6년 만에 파산했다. 같은 해 3천억 원의 복권에 당첨된 미국의 한 사업가는 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고 결국 사기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당첨 뒤 더 불행해졌다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물론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당첨자는 보다 나아진 경제 사정으로 여유 있는 삶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국내 로또 복권은 1등 당첨 확률이 814만 분의 1이다. 통계학적으로 보면 '벼락을 맞아 구급차에 실려가다 다시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 더 낮을 정도로 0에 가깝다. 반면 어떤 이들은 1등에서 5등까지와 무당첨의 '꽝'을 더해 당첨 확률이 6분의 1이라는 우스갯소리로 복권에 대한 '투자'를 합리화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확률이 낮아도 매주 당첨자가 거의 나오는 것을 보면 꼭 허황한 꿈만은 아닌 확률인 모양이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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