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삼성 라이온즈와 일본 주니치 드레곤즈의 연습경기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
3대 1로 삼성이 2점 앞선 8회말, 삼성의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마운드에 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오승환의 활약상을 익히 알고 있는 주니치 선수단을 비롯해 두 팀간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500여명의 관중들은 술렁거렸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의 투구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한 삼성 입장에서 오승환의 이날 투구는 특급 마무리의 부활을 시험하는 무대였다.
오승환은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해 7월 1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 때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온 뒤 7개월만에 첫 선을 보이는 실전 투구였지만 전성기 못지 않은 제구력과 볼끝이 살아있는 시속 145㎞대의 묵직한 직구,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주니치 타선을 간단하게 요리했다. 주니치의 1, 2, 3번을 맞아 15개의 공으로 우익수 플라이, 삼진, 좌익수 플라이로 이닝을 마무리한 것.
오승환은 지난해 오른쪽 어깨 근육이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은 후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재활 훈련과 치료를 병행해 왔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오승환은 충실한 재활훈련으로 예전의 기량을 되찾고 있다"며 "타자를 앞도하는 구질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올 시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오승환은 1차 전지훈련지인 괌에서의 불펜 투구를 통해 예전 전성기 때의 구위를 되찾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TBC 이동수 해설위원은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듯 전성기 때와 같은 직구를 뿌리며 자신감 있게 투구했다"며 " 오승환의 부활 투구로 삼성의 전력이 한층 더 안정된 모습이었다"고 했다.
오승환은 2005년 데뷔 첫 해 10승1패 16세이브 11홀드(방어율 1.18)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으며 2006년 47세이브(방어율 1.59), 2007년 40세이브(방어율 1.40), 2008년 39세이브(방어율 1.40)를 기록, 국내 최고의 소방수로 자리매김했다. 어깨 부상을 당한 지난해에는 19세이브(방어율 4.83)에 머물렀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최두성기자 dsc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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