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청장 공천, 의원들간 동몽? 이몽?

대구 동·북·수성·달서, 경북 구미·포항 등 복수의원 지역구

2, 3명의 국회의원이 한 지역구를 나누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의 단체장 공천이 관심이다. 공천을 위해 국회의원 간 합의가 필수이지만 '한 지붕'을 나누고 있는 국회의원들 간에 셈법이 다를 경우 잡음이 불거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예상과 소문대로 일부 지역구에서는 의원들 사이에 '동상이몽'의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지역의 복수의원 지역구는 대구 동구·북구·수성구·달서구이고 경북은 구미와 포항이다.

대구 동구의 경우 주성영(동갑) 의원은 18일 "이재만 구청장이 과학고와 뉴타운 유치에 공이 크고, 4년 동안 열심히 일을 했다고 동갑 주민들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발언을 했다. 지역에서는 주 의원이 이 구청장의 공천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유승민(동을) 의원은 공천과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유 의원은 18일 "누구를 공천할지 미리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 구청장과 잠재적 후보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구청장 공천도 관심사다. 이명규(북갑)·서상기(북을) 의원이 정치적으로 친이-친박으로 뚜렷하게 갈리는 데다 이종화 구청장이 서 의원보다는 이 의원과 더 친분이 있어서다. 때문에 최근 출마를 선언한 서용교 ㈜GSI 대표이사 겸 새마을운동대구북구지회장이 서 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어떤 식으로 '교통정리'될 지 관심이다. 특히 두 의원이 최근 북구청장 공천 문제로 만난 사실이 확인돼 결과가 주목된다.

수성구청장 후보 공천 문제에서는 김형렬 구청장과 이한구(수성갑), 주호영(수성을) 의원 간 역학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의원 모두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김 구청장은 물론 다른 출마 예상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3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달서구는 차분하다. 곽대훈 구청장이 독주하는 모양새이고 의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의원이 3명이나 돼 합의가 쉽지 않은 것이 오히려 곽 구청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미시장 공천과 관련해서는 최근 구미시의원 정수 문제로 김성조(구미갑)·김태환(구미을) 의원 간 감정의 골이 생겼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시장 후보 공천에서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성조 의원은 경선을 염두에 두고 있고, 김태환 의원은 뚜렷하게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포항시장 후보 공천은 쉽게 정리되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으로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포항남·울릉) 의원 지역구라는 점도 사전 교통정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도록 하는 요소여서 박승호 시장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병석(포항북) 의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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