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히로시마 원폭 투하한 폴 티베츠

1945년 8월 6일 B-29 폭격기를 몰고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폴 티베츠(1915~2007) 대령. 그는 전쟁을 일찍 끝냈다고 좋아했을까, 아니면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을까.

1915년 오늘,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나 신시내티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37년 육군 항공대에 입대했다. 2차 대전 중 유럽에서 B-17 폭격기를 조종하면서 '명조종사'로 이름을 날리다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서 원폭 투하 연습을 했다. 1945년 태평양의 티니안섬에서 7시간 동안 '에놀라 게이'(자신의 어머니 이름)를 조종해 히로시마 상공에 원자폭탄 '리틀 보이'를 투하했다. 1966년 공군 준장으로 제대했다.

그는 외견상 전혀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았다. "원자폭탄에 대해 잘 몰랐지만 다시 명령을 받는다 해도 그대로 할 것"이라는 확신을 굽히지 않았다. 1976년 오하이오주의 민간항공사인 제트항공 사장에 취임한 직후 '원폭 투하 에어쇼'까지 벌이는 바람에 미국정부가 일본에 사과하는 소동까지 있었다. 유언으로 무덤을 만들지 말고 화장해달라고 했고 그의 유해는 바다에 뿌려졌다. 무덤 훼손을 두려워한 것을 보면 일말의 가책은 느낀 듯하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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