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가렛 미드(1901~1978)는 소고기를 부위별로 세분해 먹는 민족으로 동아프리카 보디족과 한국인을 꼽았다. 육식이 주식인 영국이나 미국은 40부위를 넘지 않고, 보디족은 51개 부위지만 한민족은 무려 120여 부위로 분리해 먹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위로 세분해 소고기를 즐기는 미각 문화를 지닌 것이다. 이는 예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먹는 우리 민족의 유별난 소고기 사랑과 칼끝으로 모든 부위를 해체시켰던 고도의 '발골'기술 덕분이다.
24일 오후 11시 30분부터 방영되는 KBS1 TV '수요기획-발골의 유산, 세계 최고의 소고기 음식 문화'편은 가장 섬세하고 세분화된 우리의 '발골' 미학을 조명하고 발골의 역사가 남긴 소중한 유산인 세계적인 소고기 미식 문화를 소개한다.
살치, 꾸리, 채끝, 토시, 수구레, 우랑, 우설, 설깃, 업진…. 이 별난 이름들은 모두 소의 부위별 명칭이다.
발골이란 소고기의 뼈와 살을 발라 부위별로 나누는 고도의 기술을 말한다. 정형사 혹은 식육처리 기능사로 불리는 발골의 고수들이 소고기의 맛을 결정한다. 도축 후 4도 분체 된 약 200여㎏의 고기를 1시간 만에 부위별로 발골하는 칼놀림의 대가들. 그들은 소 울음소리만 빼고 모든 것을 다 발라내 먹을 거리로 만든다.
발골 경력 40년의 이중경옹, 서울 가락동 축산물 공판장에서 허드렛일부터 배우며 칼의 도를 익힌 경력 25년의 최종안씨 등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발골계의 장인들을 만나본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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