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 백화점의 명운을 좌우한다.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불황속에서도 2008년보다 높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명품 매출 덕분이었던 것.
워낙 수많은 백화점들이 경쟁을 하다보니 백화점 간에도 '고급백화점'과 '서민백화점'으로 격이 분명히 나눠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전체로 볼 때 현대백화점의 경우 명품 브랜드가 다수 입점해 있는 서울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목동점 등 3개 점포가 단연 고급 이미지로 손꼽힌다.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명품 판매 비중이 20.8%까지 치솟았다.
롯데는 전국의 수많은 매장 중 명품으로만 특화된 에비뉴엘과 본점이 '고급 중의 고급' 이미지를 갖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전체 점포 매출에서 명품 매상의 비중은 9% 선이지만 본점의 명품 비중은 18%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체 점포 매출 중 명품 판매액의 비중이 2008년 9.7%에서 지난해에는 12.6%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도 명품 판매 비중으로 따져본다면 최상위권에 속하는 '고급' 매장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정확히 밝히긴 어렵지만 매출 중 17% 정도가 명품 판매"라고 밝혔다. 전국 29개 롯데백화점 중 명품 매장 20개 이상을 가진 곳이 5곳에 불과하다고 하니 현재 27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대구점은 롯데백화점 중에서도 꽤 높은 서열에 위치한 셈이다.
대백프라자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15.5% 수준. 하지만 매장 숫자로는 롯데백화점 대구점을 능가한다. 명품으로 특화된 1, 2층 매장에 위치한 브랜드 숫자만 40개에 이른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명품의 대중화로 인해 앞으로는 명품 매장의 숫자와 매출액 규모가 바로 백화점의 명운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각종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대형할인점 등의 틈바구니 속에서 백화점이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고급'이미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구는 내년 8월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면 백화점 서열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 불가피하다. 20%에 이르는 명품 판매비중을 내세운 현대백화점이 롯데대구점의 아성에 도전할 예정이기 때문. 한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매장을 확보해야 잘 되는 백화점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심지어 수수료를 받지 않고 매장을 내주거나, 인테리어 비용까지 대주면서 브랜드 유치에 나서는 백화점들도 상당수"라며 "내년 현대백화점의 입점으로 지역 백화점 업계에서는 한바탕 명품 매장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미 지역에서는 '특급 숍매니저' 이탈을 막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각 백화점마다 고객관리 능력이 뛰어난 숍매니저들에게 자녀 장학금 지급 등의 특별대우를 내거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역에서 VIP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이들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특급 숍매니저는 손에 꼽힌다"며 "이들의 이동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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