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이 쇼트트랙에서는 물론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에서도 감동적인 경기와 기적 같은 성적을 내면서 빙상의 인기 판도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쇼트트랙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스피드 스케이팅을 제치고 최고 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았으나 김연아 등장 후 피겨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의 대약진으로 빙상 종목에 또 한번의 변화 물결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김연아 열풍으로 최근 몇년 새 쇼트트랙과 피겨의 지위에 변화가 생겼다. 대구의 대표적인 빙상 대회 중 하나인 대구시교육감기 빙상대회 참가자 수를 보면 피겨는 2008년 56명에서 2009년 90명으로 크게 늘었고, 쇼트트랙은 2008년 74명에서 2009년 66명으로 다소 줄었다. 김연아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피겨 선수는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쇼트트랙은 조금씩 줄고 있다. 특히 피겨의 경우 지난해 이 대회 참가자 90명 중 80명이 초교생일 정도로 피겨에 새로운 관심을 가지는 어린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대구빙상경기연맹은 "쇼트트랙과 피겨 선수 수에 변화가 있긴 하지만 쇼트트랙에서 피겨로 옮겨가는 선수보다는 피겨로 처음 시작하는 선수가 대부분"이라며 "해마다 빙상 선수로 등록하는 수가 평균 100~150명 정도 되는데 3년 전까지만 해도 7대3 정도로 쇼트트랙이 많았지만 얼마전 5대5로 비슷해졌다가 지금은 4대6으로 역전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이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금메달 소식을 잇따라 전하면서 대회 후 스피드 스케이팅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모태범과 이상화, 이승훈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성공 신화를 만들면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는 자신감과 스피드 스케이팅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훈련 장소가 마땅찮아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쇼트트랙에서 피겨로 옮겨진 빙상의 인기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500m, 1,000m, 1,500m 등 모든 종목을 다 잘해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고 국가대표 되는 것이 올림픽 금메달 따는 것보다 더 힘든 쇼트트랙과 달리 스피드 스케이팅의 경우 단거리나 장거리 상관없이 한 종목만 잘 해도 국가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바꾸는 선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승훈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전환, 1년도 안 돼 동계올림픽에서 금·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성공적으로 변신해 주목받고 있다.
안영만 대구빙상경기연맹 전무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빙상 선수들이 종목을 바꿔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의 이동이 예상된다"며 "쇼트트랙은 기량이 출중해도 레이스 중 다른 선수와 부딪쳐 넘어지면 끝이지만 스피드 스케이팅은 노력한 만큼 혼자 잘 타면 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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