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오른 6·2 지방선거] ②지역발전 전기로

정치구호 현혹되지 말고 '지역 일꾼' 뽑자

6·2지방선거를 대구경북 발전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지방권력을 합법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따라서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 발전을 책임지고 비전을 가진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역 발전에 무감각하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권력을 추구하는 인물은 낙선시켜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과거보다 대구경북이 정권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기회를 살려 대구경북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 시도민들의 바람이다. 내세울 공장 하나 없는 척박한 지역 경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에 우호적인 정권을 활용하는 한편 지방선거를 통해 부패하고 무능한 지방권력을 교체하는 것도 지역민이 해야할 숙제다. 지역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지역 발전 측면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를 지방의 관점에서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치의 권력투쟁이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로 보이지 않는다. 권력투쟁까지 얽혀 있어서 지역 발전을 외치면서도 투표 성향은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감성적으로 투표하는 성향이 있는 데 이는 지역 발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성과 이성이 합치되도록 투표하는 것에서부터 지역 발전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생각으로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아닌 지역의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 출마자들의 '감언이설'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재훈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방선거를 정당의 성패 차원을 벗어나 지역의 20~30년 후 먹고사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근시안적이고 현란한 구호에 현혹돼 자칫 그나마 있는 지역의 재원마저 깎아먹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저하게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뽑는 것이 아닌 지역의 일꾼을 선출해야 한다. '내 코가 석 자'라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자치의 원론적인 측면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앙정치 권력에 예속된 지방선거 양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의 완성을 위해서는 중앙으로부터 지역의 특화된 발전 전략을 하루빨리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지방자치 완성을 위해서는 중앙권력을 지역에 나눠주는 분권, 수도권에 집중된 자원을 지방에 나누는 분산, 각 지역이 특성화된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분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분권과 분산, 분업의 완성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중앙정치 권력의 볼모로 정권의 중간평가, 대선 전초전, 지역주의 선동으로 얼룩졌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런 부분을 벗어나야 지역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외부 환경이 마련됐고, 이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인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은 "지역 발전의 여건은 조성됐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대구경북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인물을 선출해 시도민을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인물을 선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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