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국제오페라축제 방향성 고민해야 할 때

공석 중인 대구 국제오페라축제 집행위원장과 대구 오페라하우스 관장이 잇따라 선임됐다.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오페라 관련 단체의 통합과 재단법인화의 첫 단추인 셈이다. 이 작업의 성공 여부는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의 성공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대구시의 지원이나 조직위의 구상을 보면 성공 전망이 어둡다.

우선 사업비 문제다. 2003년 프레 축제와 함께 시작한 대구 국제오페라축제는 예산 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올해는 4억여 원이 늘어 16억 9천만 원이지만 이는 국립오페라단 등 서울 지역 오페라단이 제작하는 오페라 2, 3편의 제작비 정도 수준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44일 동안 개최된 기간도 올해는 24일로 크게 줄고, 오페라하우스와 대구문화예술회관, 수성아트피아 등 3곳에서 분산 개최한다. 집중도를 높이고, 대구를 오페라 축제장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조직위의 설명이다. 그러나 분산 개최는 날짜를 줄이다 보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여러 작품을 공연할 시간'공간적 여유가 없어 선택한 고육지책이다. 이래서는 '국제'라는 말이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대구 오페라축제는 사업비 확보가 과제다. 매칭펀드식이어서 우선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대구를 상징하는 창작 오페라 제작이나 무대 제작 등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또한 오페라축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저 참가 오페라단에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고 1, 2개의 외국 단체를 구색으로 초청하는 형식으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소비성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욱이 축제의 내실을 기하는 기획보다, 손쉽게 기간 줄이고 분산 개최 방법을 택하는 조직위라면 대구 오페라축제의 발전은 더욱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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