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항간에 떠도는 음모론 중 하나가 아폴로 우주선 발사에 관한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우주인의 달 착륙이 가짜였다는 것. 진실의 여부를 떠나 '카프리콘 원'의 피터 하이암스 감독은 이 음모와 유사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소재를 달 탐사에서 화성 탐사로 약간 바꿨을 뿐이다. 이 영화는 인간의 헛된 욕망이 거대한 조직과 음모 속에서 어떻게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970년대 말 최초의 화성 유인 우주선 '카프리콘'이 발사를 앞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카프리콘의 발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발사 몇 분 전에 생명유지 장치에 문제가 생기자 승무원 3명은 비밀리에 다른 장소로 옮겨진다.
우주선은 승무원도 없이 그대로 발사된다. 화성탐사 자체를 완전히 조작하기로 한 것. 영문도 모른채 3명의 승무원들은 카프리콘 계획의 총 책임자인 켈로웨이 박사에게 끌려간다. 박사는 항의하는 승무원들에게 세트장에서 화성착륙 장면을 촬영해 그 화상을 휴스턴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승무원들은 반발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음모에 동참하기로 한다.
한편 휴스턴에서 근무하는 과학자 '워터'는 전송되는 화상이 먼 우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보고를 올리지만 켈로웨이는 시큰둥한 반응만 보인다. 휴스턴이 뭔가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챈 워터는 기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기로 결심하는데….
냉전이 한창일 때 미국과 소련은 우주 개발을 놓고도 극심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래서 소련이 유인 우주선으로 우주에 먼저 나가는데 성공하자 미국은 인간을 달에 보낸 것처럼 조작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감동적으로 지켜본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은 지구의 세트장에서 촬영한 사기극이라는 것. 음모론 추종자들은 아직까지도 인간의 달 착륙을 의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카프리콘 원'은 자극적인 소재를 기발하게 풀어낸 컬트적인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영화의 몇 몇 장면은 나중에 미국의 인기 TV시리즈 'A특공대(A-Team)'와 '에어울프(Airwolf )' 에피소드에 차용되기도 했다. 1978년 작, 방송 길이 123분.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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