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논술비결' 고득점 합격생에 길을 물어보니…

김윤주
김윤주

대학입시에서 논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논술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만 잘만 활용하면 '합격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논술고사는 수능 고득점에 실패하거나 내신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는 마지막 찬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응시하는 2011학년도 대입전형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논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소재 대부분의 대학들이 여전히 논술을 실시하고 있는데다 논술고사를 다른 전형 요소보다 변별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다 입학사정관제의 적극적 도입도 한몫을 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단답형 위주의 주관식 문제였던 초·중·고등학교 내신 시험이 논술형으로 바뀐다는 정책이 발표되면서 '논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논술에서 최고 성적을 받아 주요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의 논술비법은 무엇일까. 논술 고득점으로 자신이 목표로 한 대학에 합격한 김윤주(서울대 인문계열1 입학), 신유정(고려대 사범대 영어교육과 입학)학생을 만나 논술 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김윤주(대구여고 졸업):생각의 힘을 키워라

윤주양은 평소 풍부한 독서와 신문읽기 등을 통해 사고력과 문장력을 키웠다.

"고1 때부터 문학작품, 사회과학서적 등 다양한 책을 읽고 일주일에 1번 정도는 주제를 정해 직접 글쓰기를 해본 것이 이번 입시에 큰 도움이 됐어요."

실제 올해 서울대 입시에서 '창의력의 개념과 예시' '스스로 생각하는 아름다운 나라란' '실학자라면 노비제에 대한 찬반의견을 제시하라' 등 제시문 분석 외에도 자기생각을 묻는 문제가 많았단다. 그러나 윤주양은 평소 꾸준한 독서습관이 사고의 폭을 넓히고 풍부한 논거와 예시를 제시할 수 있었다고 했다.

"만약 암기하는 식으로 논술을 준비했다면 손도 대지 못할 문제였죠. 일부 학생들이 학원이나 학교에서 획일적인 논술수업을 받는 경우가 있지만 오히려 획일적인 답안을 쓰는 버릇이 생길 수 있어 자기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요."

매일 꾸준히 신문을 정독하며 시사 흐름을 놓치지 않은 것도 '생각의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단다.

"속성으로 하는 논술공부는 글을 풀어내는 요령을 기를 수는 있지만 독창적인 사고와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신문 사설과 칼럼을 틈틈이 본 것이 무엇보다 도움이 됐다"고 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학교의 논술유형을 살펴보는 것은 필수. "학교마다 논술 유형이 다르다. 서울대의 경우 주로 논거 제시나 주제 분석 외에도 자기생각을 묻는 유형의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일부 대학은 많은 사례를 적시하고 주제분석에,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요.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논술 유형을 기출문제 등을 통해 사전에 파악하고 연습하는 것도 논술 고득점의 비결이 될 수 있답니다."

◆신유정(수성고 졸업):

유정양은 이번 대학입시에서 고려대 논술 우수자 전형에서 높은 논술 성적으로 합격했다.

고려대 논술우수자 전형에서 수학능력 시험 우선선발기준을 충족시키면 전형방법이 내신을 보지 않고 논술점수만으로 당락을 결정짓는 만큼 논술은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다.

그는 "논술이란 결국 논리로써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는 것이기에 타인의 생각과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면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우수한 논술성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지만 처음부터 논술실력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왜 대학이 시험전형에 논술을 도입해서 수험생들을 이렇게 힘들게 할까' 원망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대입논술을 공부하면서 고교 때 공부방법이 대학의 학문분야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논술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레 지원학과와 관련된 책들을 접하게 됐고 그 주제들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도 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어요."

논술을 준비하는 기간도 짧은 편이었다. "고3이 되고 나서야 논술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전까지 수능과 내신만을 관리했지요. 교과내신 우수자 전형은 수성구에서는 거의 불가능했고 특기자 전형을 하기에는 고1 때부터 준비해온 것이 없었으며 수능에도 자신이 없어 수시로 논술 우수자 전형을 지원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막상 논술을 시작하려니 앞이 캄캄했다. 논술에 대한 준비 역시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유정양은 일단 기출문제부터 봤다. "기출문제들을 접하면서 논술시험의 개념을 알게 됐고, 어떻게 공부할지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평일에는 수능 위주로 공부하고, 논술은 주로 주말을 이용해 공부했다. 먼저 문제를 제대로 읽는 법부터 시작했다. 문제가 묻는 바를 정확히 알기 위해 노력했다.

논술답안을 작성할 때는 충분한 개요짜기를 통해 문제가 요구하는 해답을 먼저 도출했다. 적절한 분량을 안배하는 연습도 함께 했다. "주제문과 주제어가 앞에 나오고 세부적인 내용을 넣어 주장을 뒷받침하면 요구하는 분량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또 주제를 잡고 들어가기 때문에 관련없는 내용들이 나오거나 말이 길어질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정양은 "무조건 많이 읽고 생각하고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능 언어영역 공부와 논술 공부가 서로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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