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36)씨는 수시로 돈을 입·출금하던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통장으로 바꿨다. 2년 전 처음 개설할 때만 해도 5% 가까운 수익률과 다양한 혜택을 누렸지만 요즘 들어 수익률이 부쩍 떨어지면서 오히려 은행 금리가 낫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 김씨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CMA 수익률이 더 오르기 전까지는 은행 정기예금 통장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와 다양한 서비스로 큰 인기를 누렸던 증권사 CMA의 인기가 시들하다. CMA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데 비해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CMA에 대항할 수 있는 고금리 상품이 잇따라 출시된 탓이다. 또 증시가 횡보하면서 주식을 살 수 있는 CMA의 예탁금이 빠지는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현재 CMA 잔액은 모두 37조7천746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8월 40조8천722억원에 비하면 3조976억원이 감소했다. 지난해 초 30조9천114억원이었던 CMA 잔액은 지난해 CMA를 통한 소액 지급결제 서비스가 시작되고, 신용카드와 연계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바 있다. 이에 비해 CMA 계좌 수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초 796만3천여계좌에서 올해 초 1천만계좌를 돌파한 뒤 25일 현재 1천29만3천여계좌를 기록 중이다. 계좌는 늘었지만 자금이 빠지면서 잔고는 오히려 줄어드는 셈이다. 급여이체 통장으로 쓰는 경우도 미미한 형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999만개의 CMA 중 급여이체 계좌는 겨우 14만개로 1.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CMA의 경쟁력이었던 '고금리' 매력이 사라진 탓으로 보고 있다. CMA의 기본 수익률은 환매조건부채권(RP)형 기준으로 2008년 4~5%대에서 올해 2%대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최고 수익률 역시 지난해 10월 말 3.78%로 오른 뒤 두달 만에 3.57%로 떨어졌다.
반면 은행권에서는 금리 4%대의 특판 정기예금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고, 머니마켓트러스트(MMT·특정금전신탁)도 4% 이상 수익률을 제시하며 단기 부동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또 증권 위탁계좌와 연계된 CMA의 경우 지난해 8월 이후 증시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거래대금이 급감한 점도 CMA 자금 유출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CMA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혜택의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부자아빠CMA 계좌가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부자아빠 CMA IBK카드'를 출시했다. 카드 사용과 자동이체서비스 시 캐시백을 해주고 주유소 및 놀이공원 할인 혜택도 준다. 신한금융투자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펀드연계 고금리 CMA 서비스인 'CMA 점프업 페스티벌'을 판매한다. 지정된 펀드에 1억·2억·3억원 이상 가입하면 조건에 따라 연 7·8·9%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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