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합격한 임춘근(24)씨는 생명공학부 출신이다. 2006년 경북대 자연과학 자율전공부에 입학해 이듬해 생명공학부를 선택했다.
임씨가 생명공학부를 선택한 것은 오로지 '의사'가 되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2006년 대입 수능 성적으로는 의과대학에 갈 수 없었다. 임씨는 재수를 하지 않고 자율전공부에 들어간 뒤 의전원 진학으로 목표를 바꾸고 공부에 매진했다. 자율전공부 진학 후 의전원 진학을 위한 커리큘럼을 짜고 생물, 물리 등 선행 과목을 이수했다. 대학 졸업학점 성적이 4.3 만점에 4.1점을 기록했다.
임씨는 "자율전공에서 생명공학부로 진학해 의전원에 입학한 선배들이 매년 6, 7명씩 있다"며 "초창기 의전원 입시 자료가 별로 없어 힘들었지만 목표 의식을 잃지 않고 꾸준히 공부한 게 도움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임씨를 비롯한 자율전공부 출신들은 의전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 합격을 위해 생명공학부를 선택한다. 의학교육입문검사(MEET)나 의전원 진학을 위한 필수 과목 이수에 생명공학부 커리큘럼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
실제 올해 의전원 합격자는 생명공학부 전공자가 가장 많고 비슷한 커리큘럼을 갖춘 화학 전공이나 자연과학대학 출신들이 그 뒤를 차지하고 있다.
역시 생명공학부 출신으로 올해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김근환(24)씨는 "생명공학·화학과는 MEET 과목인 자연과학추론에 대비해 생물, 화학, 유기화학, 물리 등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생명공학부 진학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2002년 101명 정원 10명 지원에 머물렀던 생명공학부는 2005년 이후 매년 정원을 넘겨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자연과학자율 전공부에 입학해 생명공학부로 진학하는 게 '또 한번의 대입'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생명공학부 진학 이후 의전원 최종 합격까지 재수, 삼수를 거치기도 한다. 학과 공부보다 의전원 입학에 매달리는 현상이 두드러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생명공학부 출신으로 재수 끝에 의전원에 합격한 박모(27)씨는 "남자의 경우 군 문제까지 걸려 있어 심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며 "사수에 도전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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