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일여고 자사고 전환 역풍…남구 여중생 '어떡해'

고교진학 문 좁아져…학부모 "선택권 침해"

대구 남구 유일의 여고인 경일여고가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로 지정되자(본지 2월 25일자 2면) 중남구 지역 여중생들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경일여고는 남구 지역 유일의 여고로 자사고로 전환되면 대구 전 지역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하게 돼 남구 지역 여중생들의 진학 문이 훨씬 좁아지기 때문.

어렵게 경일여고에 입학하더라도 현재 수업료보다 3배가량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도 학부모들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중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경일여고가 자율형사립고가 되면 남구엔 아예 일반여고가 사라지게 된다. 남녀공학인 학교도 한곳도 없어 결국 이 지역 여학생들은 지금보다 3배나 많은 수업료를 주고 경일여고에 다니거나 다른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인 교육권이 침해되는 자사고 지정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경일여고는 수성구 등 다른 구에서도 위장전입을 해올 정도로 인기가 높아 해당 지역 학부모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구 지역 여중생들도 진학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 지역 유일의 여고인 경북여고가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됨에 따라 중구 지역 여중생들의 해당지역 고교 진학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남구와 달리 경북대사대부설고 등 남녀공학고가 있어 남구 지역 여중생들보다는 다소 사정이 나은 편이다.

교육청은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1차적으로 이 지역 여학생들에게 경일여고나 경북여고 진학을 독려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반기동 경일여고 교장은 "자사고 지정으로 해당지역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며 "시교육청과 협의해 선발전형에서 사회적 배려대상자와 남구 출신 여중생들을 우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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