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판이야기] 대구출판단지<下>

역사·문화의 도시…스토리텔링 활용하면 경쟁력

· 파주 출판도시보다 늦게 출발한 대구출판단지의 성공은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발굴하고, 효과적으로 키우느냐에 달렸다. 특히 '스토리텔링' 분야는 다른 어떤 출판산업 분야보다 부가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대구는 다른 도시보다 이야기가 풍부하다. 오랜 전통을 가진 도시이고, 역사와 문화의 중심이었던 만큼 스토리텔링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재료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 매일신문, 영남일보 등 오랜 역사를 가진 신문과 대학들이 있어 다양한 '자료'도 축적돼 있다. 이들 자료를 묶고 공유함으로써 '출판'의 재료로 활용한다면 '대구 출판의 힘'은 막강해질 것이다.

대구시는 또 출판단지 입주업체들의 수주량을 늘리기 위해 개인 출판 및 학생들의 출판체험 등을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글쓰기와 출판 경험을 통해 입주업체들의 일감을 지금보다 늘릴 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의 원천 소스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누구나 쉽게 자신의 이야기와 아이디어를 출판함으로써 이야기 DB를 축적하고, 출판산업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출판단지의 창작지원 기능이 제대로 될 경우 대구 문화산업 전반의 발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대구가 육성하고 있는 패션, 섬유, 공연산업 분야에서도 출판(이야기)이 근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이야기 자체가 공연산업이 되고, 이야기 속의 캐릭터, 이야기 속의 문화, 이야기 속의 패션이 곧 상품으로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주에 대구가 파주에 비해 2차, 3차 출판산업의 인프라 면에서 밀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차, 3차 출판산업의 성공 열쇠는 영상, 공연, 캐릭터, 패션 그 자체가 아니라, 결국은 이야기에 달려 있다. 대구 출판단지가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이야기 창작에 강점을 보인다면 2차, 3차 출판산업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다.

출판인들에게도 최첨단 단지는 필요하다. 2007년 현재 대구 출판산업의 업체 수는 1천622개, 종사자수는 6천373명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과당 경쟁, 수주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산업구조 역시 인쇄물 제작 가공에 치우쳐 있어 미래 또한 어둡다.

종이 출판이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다, 전자책 리더기 보유자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 출판시장이 종이출판에서 전자출판으로 빠르게 이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영세한 개인사업자가 이에 대해 적절히 대비하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대구 출판단지는 첨단화, 집적화로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두진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