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이번 6·2지방선거가 과거와 크게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경북에서 한나라당 깃발이 일부 뽑힐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국회의원의 자만(?)이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고는 하지만 당이 결집되어 있지 않고 계파 간 균열이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공천권을 쥔 의원들이 다음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 '깜'도 안 되는 사람을 심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분명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표에 대한 자만심에서 물갈이를 심하게 하면 그 역풍으로 이탈표가 많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경북의 한 의원은 "지금 우리 지역(의원들)은 친이와 친박, 중립 등의 성향으로 나눠져 있는데 어떤 성향의 후보가 나서느냐에 따라 표가 결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크게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천에서 떨어진 후보자가 어떤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내세워 출마할 경우 그쪽으로 표가 몰릴 가능성도 절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 때 '친박 무소속' 후보가 약진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번 지방선거에도 계파 성향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일부는 경선 경합지역에서 이긴 후보가 본선에서는 선택받지 못할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그 지역에서 네임밸류(name value)가 큰 후보가 떨어질 경우 다른 방법으로 선거에 나서 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지역 조직이 이원화된 데 대한 우려도 크다. '조직 변수'다.
대구의 한 지역구 관계자는 "친박을 표방해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고 당선된 무소속 의원이 1년여를 끌다 한나라당에 입당했는데 그 사이 지역 조직이 이원화되었다"며 "이런 균열을 메울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공정한 공천이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나와야만 한나라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지역 기반이 있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는 조직을 넘겨주지 않았고 일부 당선자는 조직을 받지도 않았다"며 "결국 이런 집안 싸움이 지방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여론조사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공천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표본 선정에서부터 방법까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여론조사가 한층 촘촘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후보자 개개인도 이를 활용하기 위한 묘안 도출에 열심이다. 그래서 언론사와 정당이 벌이는 조사는 물론 '사설'여론조사까지 유행, 여론조사 공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는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변수'도 말한다. 현재 미래희망연대가 대구에 무공천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친박근혜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 지역에 친박을 표방한 미래희망연대가 후보를 낼 경우 당락을 결정할 핵심 변수는 아니지만 득표 결과에는 분명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미래희망연대가 대구경북에서 친이계 국회의원이 있는 지역에 선별적으로 후보를 낼 경우에도 변수가 된다.
'중립 변수'도 있다. 대구의 한 의원은 "한나라당이 친이계, 친박계로 나눠져 있는데 중립적인 침묵을 하는 다수가 대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나라당이 막연히 싫다는 다수가 돌아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야권 연대 변수'도 잠복해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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