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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함 가고 즐거움 왔다 '입학식 변신'

2일 대구 장기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2일 대구 장기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동생들을 왕처럼 모신다'는 뜻으로 형과 누나들이 만들어 준 금박 왕관을 쓰고 입학식을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일 오전 10시 대구 북구 침산초등학교 입학식장. 운동장을 가득 메운 240여명의 입학생과 학부모들은 연방 '까르르' 웃음꽃을 피웠다. 만화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 분장을 한 홍웅희 교사가 깜짝 등장해 신입생 사이를 파고들었기 때문.

운동장에 마련된 단상 위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6학년 언니·오빠들이 만화 캐릭터 안경을 쓰고 동요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입학생 이지연(7)양은 "TV에서 본 둘리가 나와 재미있었고 율동도 따라하면서 신났다"고 말했다.

하품 나는 입학식이 사라졌다. 학교마다 신입생들에게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인상과 친밀감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신입생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수백개의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이벤트를 마련한 학교도 있었다. 요즘은 줄 맞춰 신입생을 세워놓고 축사와 치사가 끝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입학식 풍경은 옛 말이 됐다.

2일 입학식을 가진 대구 달서구 장기초교는 독특한 입학식으로 신입생과 학부모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수백개의 오색풍선을 준비했고 '왕처럼 모신다'는 뜻에서 입학생 전원에게 번쩍이는 왕관도 씌워줬다.

북구 칠곡초교는 입학식에서 1학년 담임교사들이 신입생에게 선물과 함께 사랑의 축하편지를 전달했다. 달성군 옥포면 금계초교는 신입생에게 카네이션 모종을 담은 꽃바구니를 선물해 입학식을 뜻깊게 했다.

침산초교 박호준 교장은 "신입생들에게 친숙함을 심어주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입학식에 둘리 캐릭터를 등장시켰다"며 "호응이 커 내년에도 다채로운 입학식 행사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입학식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27일 입학식을 한 대구가톨릭대는 신입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함께 어울리는 축제의 장이 됐다. 입학 미사에서 교수들이 학위복을 입고 신입생을 맞았고, 미사가 끝난 뒤엔 신입생과 학부모가 교수와 학생들의 안내로 캠퍼스 내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같은 날 열린 계명대 입학식에도 무용학과 재학생들의 '삼고무' 공연과 '선배와 함께 교가 배우기' 행사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대구미래대학 입학식에선 총장이 신입생 대표와 '대학과 신입생이 서로 힘을 합쳐 취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공동협약을 체결한 뒤 비보이 댄스, 오케스트라 공연 등으로 입학식 흥을 돋웠다.

계명문화대 입학식도 이채로웠다. 재학생들이 태권도 시범, 힙합댄스 공연으로 축하를 했고, 신입생들은 노래와 춤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부사관과 신입생들은 멋진 제복을 입고 입학식에 참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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