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욕 뉴욕]최준용의 인턴십 다이어리-#20〈끝〉 모기장 들고 아프리카로!

모기장 한장으로 4인 가족을 살릴 수 있다

"미국 9'11 사태로 사망한 사람이 3천여명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수만 해도 하루에 3천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사망자가 대부분 어린이라는 사실도 말이죠."

인턴십의 이사장이자 현재 UN재단의 상임고문이신 류종수 이사장님의 말씀은 자못 충격적이었다.

전 세계를 테러의 공포와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 9'11 사태가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손톱만 한 모기에 의해서 말이다.

UN과 반기문 사무총장은 2015년까지 이루어야 할 새천년 개발계획(Millenium Development Goals'이하 MDG)에 말라리아를 포함시켜 두었다. MDG에는 극심한 빈곤과 배고픔 해결, 보편적인 초등교육 형성, 성 평등 촉진과 여성 인권 향상, 유아 사망률 감소, 산모의 건강 증진, 말라리아와 에이즈를 포함한 각종 질병 퇴치 등이 포함돼 있다.

UN에선 말라리아를 에이즈와 동급, 혹은 그 이상으로 심각하다고 판단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는데 이것이 'Nothing But Nets'(이하 NBN) 캠페인이다. 2006년부터 UN재단에서 주최해오고 있는 이 캠페인은 주로 미국에서 여러 도시를 돌며 모금활동을 하는 시티투어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어셔, 조나스 브라더스, NBA 스타 마이클 조던, 미 프로축구 데이비드 베컴 등의 스타들이 홍보하는 아주 영향력 있는 캠페인이다. 단돈 10달러면 세계 곳곳에 있는 공장에서 모기장을 생산하고 아프리카로 분배하며 사용법까지 교육할 수 있다고 한다. 모기장 한장이면 4인 가족의 목숨을 말라리아로부터 지킬 수 있다고 한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UN재단은 CNN 설립자인 테드 터너가 자신의 재산으로 세운 재단으로, 반기문 총장은 이 UN재단을 'UN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말했을 만큼 UN이 추진하는 사업들을 돕는 역할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UN재단은 MDG는 물론 세계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류 이사장님은 나에게 "아프리카에 희망을 보내는 의미 있는 일을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하셨다. 다소 갑작스런 제안이었고, 직책이 팀장급이라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캠페인의 취지가 너무나 좋았고 나 또한 평소 국제구호 사업에 관심이 많았기에 감사히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뉴욕 생활 끄트머리에 아침에는 일터인 백스테이지(Backstage)에 출근해 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하자마자 바로 사무실로 가 모기장 캠페인 관련 사항들을 개발하고 토의하며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서 펼쳐질 캠페인의 공식 명칭은 'Net's Go!' 이며 구호는 '모기장을 들고 아프리카로!'이다. 세계 말라리아의 날(4월 25일)을 기점으로 9월 1일까지 각종 모금 캠페인이 이루어질 것이다. 많은 중'고등학교와 대학에는 유엔재단 명의로 클럽들이 만들어질 것이고, 클럽들에선 MDG와 여타 국제적인 문제에 대한 교육을 영어로 진행할 것이다. 앞으로 정기적인 영어 Essay 콘테스트와 영어 웅변대회를 실시해 UN재단 명의로 시상할 것이다.

'Nothing But Nets' 캠페인이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든 것을 새롭게 꾸려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되긴 했지만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성이 있기에 가슴이 두근거려 온다.

많은 생명을 살리고 한국 학생들에게는 미래를 위한 자양분을 심어줄 'Net's Go!' 캠페인. 현재 서포터스 모집이 한창이다. 캠페인의 목표액인 300만달러 모금을 달성해 120만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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