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에 대한 소련 국민들의 태도는 이중적이었다. 그는 공포의 대상이자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기도 했다. 존경과 흠모라니! 대숙청으로 2천만명을 희생시킨 최악의 독재자에게 어떻게 존경과 흠모를 보낼 수 있을까. 유감이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이다.
1953년 오늘 그가 뇌일혈로 사망하자 소련 국민은 애도를 넘어 집단 히스테리 증상까지 보였다. 그의 유해가 안치된 모스크바 노동조합회관에는 조문객들이 떼지어 몰려들었다. 이들은 서로 밀치다 수백명이 질식해 죽었고 여러 마리의 경찰 기마가 밟혀 죽었다. 김일성 사망 당시 북한 주민도 이런 모습이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영국의 리처드 오버리 같은 사가(史家)들은 독재자와 소련 국민의 공모라고 했다. "숭배를 만들어내고 전파하는 정치적 책략"에 인민이 스스로 길들여졌다는 것이다.
최근 모스크바시가 오는 5월 9일 독소전 승전기념일을 앞두고 스탈린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인권단체들은 반대하고 있다지만 일반 시민들의 생각은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죽은 지 60년이 다 돼가지만 그의 유령은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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