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미친 사람이 있다. 자신의 축구 열정을 전국으로 전파하고 있는 김기호(53)씨. 윤리 교사였던 그는 1998년 교직을 그만두면서 축구에 빠져든다. 김씨의 하루 일과는 축구로 시작해 축구로 끝난다.
그는 신문과 잡지에서 축구 관련 기사를 읽고 스크랩하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스크랩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축구 역사, 선수, 각종 대회, 스포츠 의학, 코칭론 등 45개 분야로 나눈다. 2001년부터 400페이지 분량 스크랩북 170권을 만들었다. 이전에 한 스크랩은 다른 축구 종사자에게 기증했다.
축구 관련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자료를 정리하는 일은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됐다.
김씨는 "한국에서 하루 종일 축구를 공부하는 사람은 (나 말고는) 아마 없을 것"이라며 "교직 생활을 그만두고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축구로 방향을 정했다"고 했다.
축구에 관심을 가지고 빠져든 것은 훨씬 이전부터다. 7세 때 축구를 알고 난 뒤 거의 매일 축구를 하거나 축구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찾아다녔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축구 관련 스크랩을 하고 축구 전문 서적도 구입해 읽기 시작했다. 또 해외 펜팔을 통해 브라질이나 독일 등의 현지 축구 전문 서적을 구해 읽기도 했다.
이렇게 수십년간 쌓인 축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살려 편찬한 축구 전문서가 4종 5권이나 된다. 교사 신분이던 1992년 처음으로 '축구기초기술지도 상하'를 펴낸 데 이어 2003년 '신태용의 축구교실 킥', 2005년 '킥 오프'를 펴냈다. 지난해 12월에는 축구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질, 임무, 경기력 향상 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 '축구 코칭론'(도서출판 두남)을 내놨다.
김씨는 "국내에 축구 전문 서적이 너무 부실해 교직에 있으면서 책을 쓰기 시작, 1년 만에 완성했다"며 "예전에는 출판사 10여곳을 전전한 끝에 출판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펴낸 축구 코칭론은 단 한번 만에 계약이 성사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의 목표는 시도민 축구단의 모델을 만들고 한국 축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는 것. 이에 2007년 8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광주에서 생활하며 광주 프로축구 시민구단 창단을 위해 뛰어다녔고, 축구 관련 책·DVD·CD·비디오테이프·스크랩 등을 갖춘 축구 문헌 정보 자료실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씨는 "올해는 광주 프로축구 시민구단 창단에 힘을 쏟고, 앞으로 경남 남해 등 스포츠 마케팅에 열심인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한국 최고의 축구 전지 훈련지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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