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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오리온스 결국 꼴찌…특유의 조직력 되살려야

대구 오리온스 선수들이 4일 대구체육관에서 홈 마지막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 오리온스 선수들이 4일 대구체육관에서 홈 마지막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 오리온스가 4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79대92로 져 올 시즌 꼴찌를 확정지었다. 오리온스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2경기 차로 앞서 있는 9위 전자랜드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지더라도 상대 전적에서 뒤져 꼴찌가 된다.

◆끝없는 추락

오리온스는 이날 홈 마지막 경기만이라도 승리하길 바라는 1천400여명의 팬들 앞에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슛은 허공만 갈랐고 지역방어는 번번이 뚫렸다. 그나마 반전의 기회 때는 실책을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모비스의 내외곽 포를 막지 못해 단 한차례의 리드도 잡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2002-2003시즌부터 연속 6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오리온스는 2007-2008시즌 꼴찌, 지난 시즌 9위에 이어 올 시즌 다시 최하위로 마감하게 됐다. 역대 최다(4회) 꼴찌팀이라는 불명예스런 타이틀도 안게 됐다.

올 시즌 오리온스는 출발부터 삐걱했다. 전력의 반을 차지한다는 김승현이 한국농구연맹(KBL)의 징계로 1라운드 9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복귀 후 오래 지나지 않아 무릎 부상으로 또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센터 겸 파워포인트 이동준 역시 부상으로 초·중반 시즌을 접어야했다. 주전선수들의 줄 부상 등 시즌 내내 단 한번도 100% 전력으로 경기에 임하지 못하면서 특유의 빠르고 화려한 공격 농구도 사라졌다. 부진이 계속되며 팀 전체 조직력이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됐고 경기가 계속될수록 선수들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도 실종됐다.

◆팀 정비, 새로운 도전 나서야

오리온스는 시즌 내내 낮은 공격 성공률과 잦은 실책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수비의 허점을 드러내며 중반까지 잘 끌고 가다 후반 들어 맥없이 무너졌다. 경기당 득점은 76.2점(7위), 리바운드 30.9개(9위), 2점슛 성공률은 53.58%(8위)로 공격력 전반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수비에서는 상대에게 경기당 82.5점을 내줘 최하위를 기록했고, 실책 역시 경기당 13.4개의 턴오버를 범해 세번째로 많은 팀이 됐다.

그나마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서 희망을 봤다는 것은 위안이다. 신인 듀오 허일영(195㎝·포워드)과 김강선(190㎝·가드)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주전들의 부상 공백을 메웠다. 허일영은 평균 득점 10.4점, 2.9리바운드, 0.8도움으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선전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얻은 박유민(중앙대·182.9㎝·가드)에 거는 기대도 크다. 힘과 근성이 좋고 기본기가 탄탄해 경기운영능력만 가다듬으면 다음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오리온스 관계자는 "부진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팀 정비에 나서는 한편 주전 선수의 부상 회복과 젊은 선수들이 겪은 값진 경험을 살려 다음 시즌에는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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