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철 알레르기성 질환] 콧물'재채기 비염에 결막염까지…'꽃가루 주의보'

▲최근 들어 얼굴, 머리, 목 등 눈에 띄는 부위에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짓무르면서 증상이 심한 성인형 아토피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얼굴, 머리, 목 등 눈에 띄는 부위에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짓무르면서 증상이 심한 성인형 아토피가 증가하고 있다.
▲아토피의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바르면 일시적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 사용시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아토피의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바르면 일시적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 사용시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봄철이면 동물의 털, 먼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로 인해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일종인
▲봄철이면 동물의 털, 먼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로 인해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일종인 '각결막염' 환자가 늘어난다.

대표적인 봄철 알레르기는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같은 알레르기성 비염 증세뿐 아니라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세까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피로감, 집중력 저하, 후각기능 감퇴현상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온대 지방에 속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3~5월에 오리나무, 포플러, 버드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나무 등에서 발생하는 꽃가루가 주를 이룬다. 꽃가루와 접촉하지 않기 위해서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시에는 보호 안경을 착용하거나 일반 마스크보다는 꽃가루와 황사까지 제거하는 필터가 달린 '꽃가루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옷과 소지품을 잘 털고 미지근한 비눗물로 몸 전체를 닦아내야 한다. 꽃가루가 날리기 몇 주 전에 알레르기 예방약을 먹거나 면역성을 기르기 위해 코에 흡입해 놓는 것도 좋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SBS 주말드라마 '그대 웃어요'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탤런트 이민정은 눈이 붓고 충혈되는 결막염 때문에 고생을 했다. 이민정이 시달린 유행성 결막염은 봄철에 많이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과는 다르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유행성 결막염은 일종의 급성 결막염으로 세균성, 바이러스성. 지난해 신종플루를 걱정한 사람들이 손씻기를 열심히 한 덕분에 여름철 유행성 결막염이 크게 줄기도 했다. 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체질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생긴다. 동물의 털, 먼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가 주원인.

알레르기 결막염의 일종으로 '각결막염'도 있다. 아이들이 눈이 심하게 가려우면서, 눈에서 실같이 끈적한 점액성 분비물이 생기고 심하면 눈꺼풀까지 약간 처져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바로 각결막염이다. 눈꺼풀판 결막과 각막에 이상을 초래해 심한 가려움증, 이물감, 끈적끈적한 점액성 분비물, 눈부심, 결막 충혈 등이 생긴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안과 이세엽 교수는 "대개 10세 이전에 발병해 2~10년간 지속되며 사춘기에 대부분 없어진다"며 "남자가 여자에 비해 2배 정도 더 많이 발병하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 아토피나 천식, 습진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하는 각결막염은 심한 경우 궤양이 각막에 생겨 난시를 가져올 수도 있다. 냉찜질이나 점액질 제거제,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증상을 치료하면 된다.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지만 증상이 심하면 녹내장, 백내장 같은 합병증도 조심해야 한다.

◆천식

천식은 알레르기성 염증 탓에 발생하기도 한다. 염증으로 기도가 막혀 발작적인 기침을 하고, 호흡 곤란에 시달리며,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내기도 한다. 천식은 정확하게 진단하고 장기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의심스러우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성인의 경우, 알레르기성 천식은 흉부 X-선 등 일반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만약 천식이 의심스러운데 폐기능이 정상인 환자들에게는 기관지 유발검사를 통해 '기도 과반응성'을 확인할 수 있다. 기도 과반응성이란 어떤 자극에 의한 기도의 수축이 정상인보다 예민하고 강하게 일어나 폐기능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뜻한다. 천식으로 진단됐다면 기도 알레르기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집먼지, 진드기,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의 비듬, 곰팡이, 각종 꽃가루 등에 대한 피부시험을 시행하거나 특수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호흡기내과 정치영 교수는 "천식 치료는 기도 폐쇄에 따른 증상 치료뿐 아니라 염증도 치료해야 한다"며 "천식을 유발하는 알레르기 항원이 확인된 경우, 노출을 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 밖에 감기, 운동, 담배연기, 찬 공기, 특정 약물 섭취 및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잘 조절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최근 들어 어린이 천식 환자도 많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김여향 교수는 "천식은 환경 변화와 더불어 증가세를 보이는 어린이 만성 질환으로,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어린이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까다로운 점이 많다"고 했다. 천식 어린이는 대부분 감기에 걸리면 10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고, 기침과 쌕쌕거리는 소리가 운동 직후 혹은 흡연이나 매연 등의 오염물질에 노출됐을 경우 심해지며, 특히 밤에 심한 증상을 나타낸다. 김여향 교수는 "심한 경우 흡입용 스테로이드 약제를 사용하는 등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다만 천식 어린이도 6, 7세 무렵 일부에서 천식 증상이 사라지며 대개 70%의 알레르기 질환은 사춘기를 지나면 완화된다"고 했다.

◆아토피 피부염

'아토피'(atopy)란 말은 영어로 'out of place', 즉 '부적당한' 혹은 '특이한'이란 뜻을 갖고 있으며, 일종의 유전성 질환이다.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생후 18~24개월이 지나면 80%에서 피부증상이 없어진다. 하지만 자연소실될 때까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근래 들어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증상도 심한 경우 많다. 특히 얼굴, 머리, 목 등 눈에 뜨이는 부위에 증상이 심한 성인형 아토피가 증가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나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먼지, 음식, 미생물 등의 갖가지 물질이나 자극에 대한 면역반응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환자의 절반에서 가족력이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피부과 조재위 교수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일시적으로 바르면 효과를 보나 장기적 사용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서 치료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장기 복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식물성 기름에서 추출한 약제나 자외선을 이용한 치료로 가려움증과 피부염증을 감소시키기도 하고, 아주 심한 만성환자의 경우 면역억제제나 인터페론 등을 실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황사로 인해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도 일으키고 있다. 미세 황사 속에 포함된 여러 유해 중금속이 피부에 직접 닿아 트러블을 일으킨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피부과 정현 교수는 "특히 니켈과 크롬 등 금속성분이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며 "접촉한 곳에 따라 물집 및 홍반이 나타나게 되고, 알레르기성 질환은 반복할 때마다 심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항원을 확인한 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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