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편지] 족검진만 하면 어떤 병도 치료

산부인과 앞서 망설이지 마세요

부인과 의사로 가장 많이 느끼는 안타까움 중 하나가 여성들이 병원에 와서 진찰하기를 꺼린다는 점이다. 지금은 국가나 각 단체에서 시행하는 조기 검진 프로그램이 많이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조기 검진에 의해 어떤 병도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인 자궁근종만 해도 우리나라 30, 40대 여성의 60% 가량이 갖고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치료할 필요는 없다.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치료하면 된다. 결혼 연령이 많이 높아지면서 결혼전 여성에게 발생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때문에 혼전 여성이라도 기본적인 부인과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여성 누구나 조금씩 생리통을 경험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쉽게 넘긴다. 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조기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암 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것이 자궁경부암이다. 과거에 비해 조기검진 덕분에 위험한 고비를 맞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그렇다고 해도 최근 추세를 보면, 20, 30대 발병률이 10년 전에 비해 2배나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젊은 가임기 여성의 자궁경부암 증가는 부인과 의사로서 피부에 와 닿을 정도이다. 그러나 3년 전부터 자궁경부암 백신이 도입됐다. 45세까지 접종이 유효하며, 백신을 통한 자궁경부암 예방률은 현재 80%에 이른다. 아직 많은 여성들이 접종하지 않고 있지만 백신 접종은 필수다. 특히 젊은 여성이라면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난소암은 자궁경부암 다음으로 많은 종양이다. 문제는 대부분 조기 발견이 힘들고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찾아올 때면 3기 이상인 경우가 많다. 안타깝지만 이런 상태라면 5년 생존율이 30%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또 자궁내막암의 경우, 최근 증가추세에 있지만 예후가 자궁경부암이나 난소암보다는 좋은 편이다. 대부분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며, 조기 검진을 통해서 얼마든지 미리 발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다른 모든 병도 마찬가지겠지만 부인과 질환은 조기 검진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병원 문턱을 조금만 낮게 생각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조치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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