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믿는다, 삼성 V"…열혈팬 홍경임·배영돌씨

삼성 라이온즈 열혈팬 배영돌(왼쪽), 홍경임씨가 삼성의 올 시즌 선전을 바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두성기자
삼성 라이온즈 열혈팬 배영돌(왼쪽), 홍경임씨가 삼성의 올 시즌 선전을 바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두성기자

"팬들이 힘을 보태야 선수들이 힘을 내죠."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장 밖 '10번 타자' 홍경임(38·여)씨는 올 시즌 대구 구장 홈 경기 연간회원 등록을 일찌감치 마쳤다.

홍씨는 "지난해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해 실망이 컸지만 그동안 삼성이 얼마나 잘 했는지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들 간 경쟁에서 12년 연속으로 가을 잔치를 열었다는 사실은 팬 입장에서는 축복이었죠. 몇년 째 플레이오프 문턱에도 오르지 못하는 팀도 있잖아요."

홍씨는 그래서 올해는 팀이 어려울 때 더 크게 응원의 목청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10년 전, 홍씨는 김한수 선수 팬클럽에 가입하면서 열혈팬의 대열에 끼게 됐다. 연간 회원으로 등록해 야구장을 찾았고 팬 사인회, 팬 미팅에도 빠짐없이 나갔다.

교육 상담 일을 하는 홍씨는 야구를 심리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탁 트인 공간에서 수많은 관중과 함께 함성을 지르면 일상의 우울함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것. 홍씨는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야구장에 데려가면 한결 밝아진 표정을 짓는다"고 했다.

배영돌(54)씨는 올해 삼성의 선전을 확신한다. "힘든 재활을 이겨내고, 겨우내 손에 굳은살이 박힐 정도로 맹훈련을 한 선수들의 노고가 반드시 좋은 플레이로 연결될 겁니다. 꼭 믿습니다."

배씨는 대구시민야구장이 있는 대구 북구 고성동의 주민자치위원회 간부다. 예전에는 야구 때문에 적잖은 고통을 당하기도 했다. 관중의 함성은 소음으로 들렸고, 경기 후에는 주변이 온통 쓰레기장으로 변했기 때문.

하지만 1990년 삼성과 고성동은 자매결연을 맺고 '형제의 정'을 나누게 됐다. 삼성은 동네 중·고교생에게 장학금을 내놓고, 주민들은 단체응원과 쓰레기 청소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

배씨는 삼성과 주민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면서 열혈팬이 됐다. 야구경기가 '마술 같다'는 배씨는 "선수들의 홈런을 많이 쳐서 고성원두에 함성이 울려퍼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삼성은 5일 야구단에 깊은 애정을 보인 홍씨와 배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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