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된다는 것이 꿈만 같아요."
결혼 4년차 베트남인 새댁 호티투형(29)씨는 5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꿈에서만 그려왔던 캠퍼스 낭만을 앞으로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설렘 때문.
그는 "한국에 오지 않았더라면 대학에 다닌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항상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남편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방송통신대학 7층 대강당. 900여명의 입학생이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유난히 밝은 표정의 '주부' 새내기들이 눈에 띄었다. 한국 남편에게 시집 온 러시아, 베트남, 중국 등 14명의 결혼이민여성들이 대구시의 '다(다 함께)다(다 행복하게)플랜' 프로그램에 따라 방송통신대학 입학생 명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다다플랜'은 대구시가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사회정착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국 결혼이민여성 추해화(33)씨도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달서구 송현2동사무소에서 중국어 봉사를 하고 있는 추씨는 "아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 우리집은 입학생이 두명인데 둘 다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며 "학사학위를 받고 기회가 닿는다면 대학원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영어영문학과를 선택한 러시아 결혼이민여성 세르게예바 알렉산드라(29)씨는 "틈틈이 집에서 익혔던 영어 공부에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너무 기쁘다"며 "영어의 달인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결혼이민여성들은 소중히 얻은 배움의 기회를 나눔으로 실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일본에서 시집온 스즈키 요시코(45)씨는 "한국에 와서 힘들게 살고, 가정 생활이 어려운 결혼이민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한 강문해(35·중국)씨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중국어 봉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김재현 다문화가족지원 담당은 "다다플랜으로 결혼이민여성들의 교육 기회 및 취업 확대를 통해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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