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화염병의 대명사 뱌체슬라프 몰로토프

1939년 핀란드만(灣) 인근 칼레리아 지역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구소련과 핀란드 간 겨울전쟁이 발발, 소련 공군이 핀란드 시가지를 공중폭격했다. 핀란드 정부가 이에 항의하자 당시 소련외상 뱌체슬라프 미하일로비치 몰로토프(1890~1986)는 "소련기는 하늘에서 빵을 투하한다"고 맞받아쳤다. 이때부터 핀란드인들은 소련 공군의 소이탄을 '몰로토프의 빵바구니'라고 불렀고 핀란드 군인들은 대전차 무기인 화염병을 '몰로토프 칵테일'이란 이름을 붙여 '빵'에 대한 답례로 던지기 시작했다. 화염병의 별칭인 '몰로토프 칵테일'은 여기서 비롯됐다.

영지관리인 아버지와 부유한 상인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1890년 오늘 태어난 몰로토프는 20대 때 볼셰비키당에 입당해 1917년 10월 혁명을 지도한 급진적 혁명가이자 스탈린의 오른팔로서 당내에서 고속 출세를 하며 콜호즈 같은 농업집단화와 대숙청에 깊숙이 관여해 그의 정적 트로츠키 등을 제거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11년간의 외상 재임시절, 폴란드 분할과 발트3국의 소련병합을 전제로 한 독소불가침(獨蘇不可侵)조약을 체결, 전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말년엔 스탈린의 견제와 흐루시초프의 비판을 받아 공산당에서 제명되는 등 권력의 무상함을 맛봐야 했다.

우문기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