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청에서는 2005년부터 교육청 소속의 직원들이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직원 책읽기 3S(Same People, Same Book, Same Mind) 운동을 6년째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을 위해 매월 같은 책 300권 이상을 구입하여 전직원들이 읽고, 월말에 책의 저자를 모셔서 특강을 듣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다.
이 운동으로 인해 지금까지 60종 1만8천권의 책이 소비되었으며, 교육청을 다녀간 유명 저자만 해도 60명이나 된다. '대구교육청을 다녀가지 않으면 유명 작가가 아니다'라고 농담 삼아 이야기할 정도다. 모두 열거할 수는 없지만 이어령 박사, 인요한 교수, 황석영 작가, 최희수 대표, 최재천 교수, 고은 시인, 도종환 시인, 한비야 구호팀장, 신경숙 작가, 김정현 작가, 김훈 작가, 차인표 연예인 등이 저자 특강을 위해 다녀갔다.
그 중 건강 분야의 책을 읽을 때 특히 사람을 달라지게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건강은 보편적인 관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안병수씨가 쓴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띠지에 '아이에게 과자를 주느니 차라리 담배를 주어라'라고 적혀 있을 정도로 과자의 유해함을 적나라하게 서술해 놓았다. 책을 배부한 지 1주일이 지난 때부터 아가씨들의 책상 위에서 좋아하던 과자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청량음료를 마시지 않으려고 하였다. 이러한 변화가 1, 2개월 정도 지속되었다. 그 후에도 과자를 먹기는 하였지만 맛은 없더라도 덜 유해한 과자를 찾았다.
서울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박사가 쓴 '누구나 10㎏ 뺄 수 있다' 책을 읽었을 때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반식'이다. 먹는 것의 절반만 먹어야 체중을 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는 직원들이 '반식'을 한다고 식당 잔반이 평소의 2배 정도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몇 개월 '반식'을 실천해서 체중을 5~7㎏씩 빼는 직원들이 생겨났다. 이처럼 건강 분야의 책읽기는 순간적이라고 할지라도 사람을 달라지게 한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러한 직원들의 변화보다 정작 달라진 사람은 이 운동을 추진한 본인이었다. 매월 직원들이 읽을 재미있고 쉬운 책을 고르기 위해 분야를 정해놓고 4, 5종, 많게는 10종의 책을 읽었다. 책을 고르느라 고생은 하였지만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정된 예산으로 저자를 섭외하는데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저자를 마중하고, 강의를 듣고, 환송하는 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는 비전을 세우고 정책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대한민국은 받아쓰기 중'의 저자 정재환 연예인을 독서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KBS 대구방송총국과 공동으로 한 독서광고, 아침독서 10분 운동, 북스타트 운동, 책날개 사업, 책쓰기 운동 등은 이러한 책읽기 운동 중에 얻은 아이디어로 정책화한 사업들이었다. 특히 '당신의 책을 가져라'를 쓴 송숙희 작가의 "중앙에서 하지 못하고 있는 책쓰기 교육을 대구교육청이 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가 대구에서 나올 것이다. 대구가 한국의 피렌체가 될 것이다"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한원경(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담당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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