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성구高 선점' 초교부터 대이동

초4∼중1 전학 증가율 가장 높아

대구 초·중·고등학생들의 '수성구 쏠림'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본지가 대구 초·중·고교 학생 인구 증감을 분석한 결과, 초교 4년부터 중 1년 사이 대구 각 구에서 수성구로 이동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초교생 시절부터 이어지는 수성구로의 대이동은 '명문 고교 진학=명문 대학 합격'이라는 학부모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정보공시의 대구 초·중생 전출입 현황(2008년 기준)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수성구 유입(전입-전출)은 2천224명에 달한 반면 북구(-522명)·서구(-426명)·동구(-417명)·남구(-122명) 4개구 유입 학생은 모두 감소했다. 중학생도 수성구 유입은 415명인 반면 북구(-223명)·서구(-60명)·동구(-53명) 순으로 줄었다.

초·중생의 수성구 유입은 초교 4년부터 중 1년 사이에 많이 몰렸다. 2000년 당시 초교에 입학한 수성구 만 6세 아동(6천186명)의 9년간 인구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 6년 후(2006년) 중학교 진학에서 8천351명으로 급증한 뒤 다시 3년 후(2009년) 고교 진학에서 9천102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초교 6년~중 1년(2005~2006년), 초교 3~4년(2002~2003년) 사이는 각각 785명과 508명이 늘어 학령인구 증가폭이 가장 컸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구 초·중·고교생의 수성구 쏠림 현상에 대해 부모의 직장 문제, 전·월세 사정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교육'이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교육특구'로 옮겨 명문으로 알려진 상급 학교에 배정받으려는 학부모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란 것.

교과부가 최근 공개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대구 초·중·고 학생들의 지역 간 학력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 지역이 포함된 동부교육청 소속 학생들의 전과목 학력 수준은 대구경북 타 교육청보다 높고, 특히 중3 학생들의 영어, 수학, 국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전국 180개 지역 교육청 중 각각 2, 3, 5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동부교육청 학생들의 성적이 원래 뛰어나기보다 우수한 학생들이 수성구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체적 성적 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마 올해부터 자율형 공·사립고와 광역학군제가 도입돼 교육을 앞세운 '수성구 신화'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대구교육청은 '수성구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주소지를 초월해 학군을 배정하는 광역학군제 도입을 확정했고 올해부터 15개 고교가 자율형 공·사립고와 기숙형 고교, 과학중점학교로 전환되기 때문.

대구시교육청 김사철 중등교육과장은 "올해 특수학교가 늘어나고 고입 배정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수성구로 무리하게 진입하려는 학부모가 크게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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