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육+집값' 두마리 토끼…수성구 프리미엄 영원할까

수성구 프리미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수성구 신화'를 견인해 온 부동산과 교육, 두 축이 점차 힘을 잃어가면서 수성구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변화의 조짐은 부동산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수성구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대구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어 왔으나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과 공급 과잉으로 투자가치가 떨어졌다.

수성구의 '교육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시대가 변했다"며 "자율형 공·사립고의 등장과 광역학군제 도입은 학부모들의 인식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대가 변했다

전문가들은 자율형 공·사립고를 비롯해 올해부터 등장한 비수성구 특수학교가 수성학군 학부모와 학생의 학교선택 폭을 넓혔고, 광역학군제 도입을 통해 굳이 수성구에 전학하지 않아도 원하는 수성구 고교에 배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인식도 변화하는 추세다. 자녀의 동의 과정을 거쳐 수성구 전학을 결정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는 것이다. 초교 5년생 아이의 진학 문제로 대구 북구에서 수성구로 이사할지 고민해온 정승희(42·여)씨는 "아이의 뜻을 존중해 그대로 북구에 살기로 결정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금 학교에서도 잘하고 있는 데다 수성구에 가지 않고도 원하는 목표를 얼마든지 이뤄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 수성구 집값과 과도한 사교육비에 부담을 느낀 것도 이유다.

남영종 대구서부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내신에 유리하다는 분위기 때문에 비수성구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무조건적 수성구 선호 세태는 이제 사라져야 하고, 실제 사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수성구 프리미엄

수성구에 거주하는 만 13세(중3) 인구가 포화 상태에 달한 점도 수성구 아성을 흔들고 있다.

2000년(7천207명)~2008년(8천841명) 사이 수성구 중3 인구는 저출산 추세에 아랑곳없이 1천634명이나 증가했다. 재개발·재건축이 봇물을 이뤘던 2005, 2006년 잠시 감소했다 다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성구 중3 인구 증가는 수성구 고교 배정의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09년 1학기부터 범어동, 황금동, 만촌동 거주 학생들을 중심으로 집 주변이 아닌 비수성구 학교에 배정받은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신규 아파트 입주 지역을 중심으로 근거리 배정 원칙이 무너진 결과"라며 "대구 전체 학생 수가 감소 추세지만 신규 입주가 급증하는 동네 경우 고교 진학 예정자 수가 오히려 늘어나 학교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성구 공인중개사들은 "광역학군제까지 확정돼 '수성구 거주=수성구 고교 배정'이라는 등식이 점차 깨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부동산 가격까지 하락해 수성구 위상을 추락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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