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우리 전통 예절의 근본 정신을 찾아 바르게 알고, 바르게 행하고, 바르게 알려야 하는 시대적 사명이 있다. 이러한 정신에서 근원을 살펴보고 현실에 맞는 방법을 찾는 데 도산우리예절원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2005년 문을 연 도산우리예절원과 이동후 원장의 간절한 바람이다. 퇴계 이황의 15대 후손으로 안동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이 원장은 사람들에게 예절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 예절원을 열었다. 이 원장은 "예절을 형식적이고 강제적인 규율처럼 여기는 것은 오해"라며 "예절은 겉치레가 아니라 우리의 '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구 중구 대봉동 대구향교 건너편에 있는 도산우리예절원은 이 원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에게 예절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가르치고 널리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강생들을 무료로 지도하는 도산우리예절원은 전통예절지도자과정 경우 교육생들을 1년 동안 120시간 가르친다. 그동안 주부와 공무원, 교사 등 300명에 가까운 수료생을 배출했다.
전통예절지도자과정 외에 생활예절과정, 주부 소학반, 직장인 소학반, 심화연구반 등의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 우리예절연구원을 개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을 비롯해 대학교수와 교사 등 20여명이 관혼상제와 태교, 음식 및 언어예절 등을 강의하고 있다. 국제매너의 중요성에 따라 전직 외교관이 강의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통예절지도자 과정 경우 1기수당 교육생은 40명가량이며 수업은 토요일 오후에 이뤄진다. 모든 과정을 마치면 예절지도사 자격증을 수여한다.
교재는 '주자가례'(朱子家禮) 등 예서(禮書)가 중심이다. 내용은 관혼상제를 비롯해 태교, 한시 읽기, 전통음식'언어예절은 물론 세계화 시대에 알아야 할 현대예절 등이다. 과정을 마치면 연구 모임을 통해 관혼상제를 직접 주관하기도 한다.
예절원 회원들은 안동시가 주최한 전국경전암송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한때의 잘못으로 격리돼 있는 대구 서부감찰보호소의 청소년 12명에게 성년식인 관'계례를 치러줬다. 당시 행사를 진행한 박영순 총무이사는 "정에 목마른 때문인지 관'계례를 하는 동안 아이들이 눈물을 쏟아 감동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경북대에선 외국 유학생들 앞에서 우리 문화 알리기 행사도 선보였다.
점차 사라지는 축문'제문 등을 읽는 실습도 이곳의 특징이다. 서원'종택 등도 탐방한다. 이 원장은 "전통예절의 형식보다 정신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예절을 전통 방식대로 맹종하기보다 시대에 맞도록 유연하게 다듬어 나가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문상(問喪)할 때 상주처럼 검은색 옷을 입는 것은 근거가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상주와 슬픔을 나누는 마음이 중요할 뿐 옷은 화려하지 않은 평상복이면 된다는 설명이다.
도산우리예절원에서 예절지도사가 된 수료생들은 전통 예절을 바르게 알리고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수료생들이 모여 비영리단체인 '우리예절원'을 만들어 여러 회원들이 모여 모두 한가족같이 서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예절지도사들은 대구교육청의 전통 예절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방과 후 강사, 한문강사, 직장예절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이 원장은 "한 나라의 고급 문화도 특별히 지키지 않으면 저속한 문화에 밀려나 사라져 버린다"며 "우리 전통 예절은 분명 고급 정신문화이며 서민 곁의 생활문화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전통 예절의 근본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예절을 지키고 가꿔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의 053)751-9700.
이대현 사회2부장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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