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희한하네! 옷을 만지니까 피아노 음이 나오고, LED 조명이 반짝이네."
국제섬유박람회(PID)가 열리고 있는 대구 엑스코 3층 'IT&패션 융합관'에는 옷에서 피아노 소리가 나고, LED로 구현한 이브닝 드레스 등 음과 빛의 융합한 '이색 작품'들이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들 작품들은 일본 NPO법인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 패션 연구개발기구 부이사장이자 오에다 복식전문학원 고문인 오에 미즈코(大江瑞子·68)씨가 책임자가 돼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18점의 작품들이다. 이들 일본 작품들이 해외에서 전시되기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이번 PID에 출품한 작품은 '입는 음악 쇼'라는 주제로 패션에 엔터테인먼트(오락)를 가미했다. 전도성 소재(원단)로 피아노 건반 모양으로 옷을 만들어 건반을 누르면 도레미 등 음계에 맞는 소리가 난다. 또 LED가 장착된 단추를 누르면 빨강 노랑 파랑 등 다양한 색깔들로 바뀐다. 소리와 빛의 융합을 이뤄낸 셈이다.
"평범한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던 10년 전 옷에 컴퓨터 관련 제품을 묶을 수 없을까 고민했어요. 패션과 IT기술인 컴퓨터를 접목을 해보면서 새로운 영역의 '작품'이 탄생하면서 재미와 보람을 느껴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 세계에 흠뻑 빠지게 됐습니다."
그녀의 '괴짜 같은' 아이디어가 하나 하나 현실 작품으로 탄생했다. 그녀가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을 하면서 주요 아이템으로 선정한 것이 전자피아노와 LED였다. 소리와 빛을 함께 패션에 접목해 나온 작품들은 피아노 소리가 나고, 빛이 나는 옷들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작업은 만만하지 않았다. 전자피아노를 옷에 부착하기는 쉽지만 미관상은 물론 착용시 불편함이 뒤따랐다. NPO단체인 웨어러블 연구개발기구에 참여한 것도 이 같은 불편함과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이 연구개발기구에서 로봇이나 IT관련 제품 개발자와 함께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 연구를 하면서 또 다른 아이디어를 얻고 융합기술을 발전시켰다.
그녀는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옷에다 고무재질의 전자피아노를 부착하는 형태에 그쳤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디자인과 모델을 속속 탄생시켰다. 최근에는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소재를 이용해 외장이 아름답고 가벼워 착용감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입는 피아노' 시리즈가 현재 제5호까지 발표했다. 유치원생이 이 옷을 입고 피아노를 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녀는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상업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 무엇보다 인간의 피부에 가장 적합한 의류를 만드는 게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미즈코씨는 "한국은 IT 분야의 기술 수준이 세계 수준이기 때문에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 관련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나라"라면서 "단순히 패션만이 아니라 로봇이나 IT분야와 융복합을 이루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IT기술과 패션의 융합을 통해 유비쿼터스와 개성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패션산업에 접목해 패션산업의 새로운 부각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본의 오에다 복장전문학원,NPO 웨어러블 컴퓨터 연구개발기구, 한국의 건국대 i 패션 의류기술센터와 연세대 의류환경학과,한국패션산업연구원 등이 참여한 'IT&패션 융합관'은 12일까지 운영된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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