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백화점이 이랜드 그룹에 인수되면서 지역에서는 동아백화점의 현지 법인화 등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거대 유통자본의 진출을 좌시하고만 있다가는 자본 유출을 심화시켜 지역 경제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랜드와 화성산업은 12일 백화점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거세지는 현지 법인화 요구
대구경실련은 11일 오전 동아백화점의 이랜드 인수 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현지 법인화와 동아백화점 직원들에 대한 고용 보장의 확실한 이행, 지역 기여의 구체적 계획 등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유통 대자본의 지역진출은 소규모 유통업의 붕괴, 생산기반의 위축,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기에 이를 막을 대안 제시가 있어야 한다는 것.
지역 기여에 가장 확실한 방안은 이랜드가 인수한 화성산업 유통부문의 현지 법인화다. 백화점이 이랜드 그룹의 주력사업이 아닌데다 기존의 화성산업의 유통부문은 백화점 매장 5개, 할인점 매장 2개, 유통센터, 스포츠센터 등 사업장이 다수이기 때문에 현지 법인화가 용이한 편인 것.
경실련은 "현지법인화야말로 이랜드가 지역 사회에 제대로 뿌리 내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며, 이랜드 그룹의 동아백화점 인수에 따른 고용문제, 협력업체 문제, 지역사회 기여 문제 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대구상공회의소 임경호 부장 역시 현지 법인화를 주장했다. 그는 "이랜드가 대구에서 제대로 정착하려면 이번에 인수한 우방랜드와 동아백화점을 한데 묶어 현지 법인화해 본사를 대구에 둘 필요가 필요가 있다"며 "의류 패션 분야를 대구지역 섬유산업과 연계해 대구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랜드 측에서는 현지 법인화라는 대구 지역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아직 동아백화점에 대한 실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단계에서 현지 법인화를 논의하기란 이른 단계"라며 답을 피했다.
◆커지는 지역사회의 우려
대구경실련은 "화성산업과 이랜드 그룹의 양해각서에 명시한 고용승계 등의 조항은 형식적인 규정에 그칠 수도 있고, 지역사회 기여방안은 구체적인 내용과 이행방안이 명시되지 않은 일반론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듣기 좋은 말에 불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랜드 그룹은 동아백화점 인수와 관련해서 '10% 사회 환원'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경북대 경영학부 장흥섭 교수는 "동아백화점 매각은 거대 자본에 의해 지역 중소기업이 인수합병되는 도미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이 경쟁력과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자체에서는 말로만 그칠 일이 아니라 진정으로 지역 기업을 살리기 위한 풍토와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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