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옥근옹 글 모음집 '난계시고'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의 유학자 난계(蘭溪) 김옥근(金玉根'77)옹의 글을 한데 엮은 책 '난계시고'(蘭溪詩稿)가 발간돼 화제다.

김옹은 1978년 안동 길안면에 있는 상미장학회(회장 김광진'농협 안동시청출장소 지점장)를 창립하고 출향인사 및 지역민들의 도움을 받아 생활이 어려운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 학업에 나서도록 이끌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여명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았다.

상미장학회 김광진 회장은 "일찍이 난계 선생의 큰 뜻으로 창립한 장학회가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선생의 훌륭한 업적을 기리고 장학회 홍보사업을 위해 회원들의 성금을 모아 선생이 평소 써오신 글들을 모아 문집으로 발간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저자인 김옹은 일본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해방 후 귀국해 서당에서 한학을 배웠다. 이후 신학문을 배우기 위해 도시로 나가 대학교육까지 마치고 직장생활을 했으나 부친의 작고로 낙향, 노모를 모시고 유거생활을 하면서 유림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달 6일 안동향교 회의실에서 유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가진 '난계시고'에는 선생이 평생 동안 남긴 주옥 같은 한시 300여수가 실려 있다. 여기에는 퇴계 선생 탄신 오백주년 기념 도산별시에서 퇴계선생을 추모하는 '앙모대현'(仰慕大賢)과 2008년 어지러운 국정을 탄식하는 글을 지어 국회로 보내 정치의 바른길을 꾸짖은 '무자년국회'(戊子年國會)란 글 등이 포함돼 있다.

전체 5권1책으로 엮었으며 난계 선생이 평소 직접 쓴 글인 본원고 1, 2권에다, 3권에는 아호시운(雅號詩韻'난계라는 선생의 아호에 대한 유림들의 찬시)이 실려 있으며, 저자가 높은 선비 어른들의 시편(詩篇)을 모아 놓은 4권 유거운(幽居韻)은 이 책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마지막 5권에는 난계 선생의 회갑잔치 때 하객들이 보내온 축하 시인 수연시(壽宴詩) 200여수가 부록으로 수록됐다.

김옥근옹은 "그동안 원고들이 상자 속에 숨겨져 있다가 책으로 엮어져 향당(鄕黨)에 나오게 된 것에 대해 무어라고 말할 수 없이 기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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