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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 할배와 호랑이의 기막힌 동거…김헌근 1인극

소통의 문제를 다룬 김헌근 1인극,
소통의 문제를 다룬 김헌근 1인극, '호랑이 이야기'가 18~28일 소극장 우전 시어터에서 열린다.

때는 일제 강점기. 경상도 시골에서 만주로 피신한 바우 할배는 독립군들의 전투에 참가했다가 부상을 당해 우연히 호랑이 굴로 몸을 숨기게 된다. 굴에는 지친 새끼 호랑이와 젖이 퉁퉁 불어 괴로운 어미 호랑이만 있다. 바우 할배는 어미 호랑이의 젖을 빨아주고, 호랑이는 바우 할배의 상처를 핥아 치료해 준다. 그리고 이들의 기막힌 동거가 시작된다.

김헌근 1인극, '호랑이 이야기'가 18~28일 소극장 우전 시어터에서 열린다.

'호랑이 이야기'는 이탈리아 극작가 다리오 포의 작품이지만, 지역 연극계에선 '김헌근' 이라는 배우의 발견으로 유명하다. 전국민족극한마당 예술감독이자, (사)극단 연극촌 사람들의 단원인 김씨는 1999년 6월 대구 예술마당 솔에서 초연한 이래, 10년 넘게 전국을 다니며 '호랑이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호랑이 이야기'는 이탈리아 작품답게 사회성이 진하다. 이탈리아 작가가 썼지만, 원작의 배경은 중국, 호랑이 굴에 들어간 한 중공군과 호랑이가 주인공이다. 극중 호랑이는 마을을 침범한 국민군을 쫓아내는 공을 세우지만, 짐승이라는 이유로 공산당에 의해 축출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 이를 통해 공산당의 교조주의적 사고를 비판했다.

반면 김씨의 '호랑이 이야기'는 신명나는 마당극처럼 펼쳐진다. 김창우 경북대 교수(독어독문)가 1998년 김씨에게 소개해 준 게 출발점이 됐다. 때문에 작품 배경도 우리 실정에 맞춰 많이 바꿨고, 경상도 사투리가 등장한다. 배우 혼자 호랑이, 이야기꾼, 바우 할배, 손자, 독립군, 마을사람, 약장수 등 10명 이상의 다양한 배역을 연기해내는 게 놀랍다. 김씨는 "사람의 말이든 짐승의 소리든 마음을 열고 들으면 소통할 수 있다. 이것이 이 작품의 메시지"라고 했다. 공연은 월~토요일 오후 7시 30분, 일요일 오후 4시. 공연 문의 010-8244-1642.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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