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그룹은 아직까지는 현지 생산을 고집하고 있지만 비싼 인건비로 인해 앞으로는 원단뿐만 아니라 봉제까지 해외시장에서 해결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추세에 대비해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PID를 찾은 구찌의 스텔라 매카트니사의 알베르토 다파아라(50·사진) 구매담당 매니저. 그는 1989년부터 구찌에서 원단 소싱을 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 이전에는 샤넬 등 여러 유명 브랜드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스텔라 매카트니('비틀즈' 멤버인 폴 매카트니 딸)가 책임 디자이너로 있는 스텔라 매카트니사는 최근 아디다스와 조인, 스포츠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는 그는 "우리 회사는 폴리에스테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 컬렉션에서 폴리에스테르를 쓰긴 했지만 적은 양이었고 가격이 싼 중국에 주문을 해서 썼다"면서 "지금까지 한국에서 실크를 사용하는 줄 몰랐는데 이번 PID를 통해 한국에서 실크를 제조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PID에 전시된 한국 원단들 중 특히 폴리에스테르나 폴리아미드 등 테크니컬한 원단들이 매우 인상적이고 우수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꽤 괜찮은 몇몇 섬유업체와 커넥션을 맺을 수 있을 것 같고, 가능한 다양한 원단을 회사 디자이너에게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텔라 매카트니가 '올가닉(organic) 패브릭'을 아주 좋아해 관심이 많다면서 이 회사는 현재 울, 실크, 코튼 등 천연 섬유의 대부분을 일본과 터키 등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PID를 통해 올가닉 패브릭(농약을 치지 않은 섬유 소재)이나 실크 같은 천염소재 섬유를 찾았지만 생각했던 만큼 전시된 원단들이 많지 않았다. 천연소재가 유럽에서 사용되려면 인증을 받은 제품이어야 하는데 이번에 본 제품들은 인증을 받은 것이 없어 아쉬웠다. 앞으로 유럽 브랜드들과의 거래를 위해서는 꼭 인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에서는 최근 인건비가 비싸 원단보다는 봉제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은 이 점에 관심을 갖고 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파아라 매니저는 "이탈리아 섬유가 지금처럼 발전한 것도 프랑스를 제친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덕분"이라며 "한국의 경우 유럽시장을 겨낭할 수 있을 정도의 디자인과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패션적인 동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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