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달 소비세 붙기 전에 사자" 가전매장이 붐빈다

4월 개별소비세 적용과 6월 월드컵을 앞두고 대형 TV로 교체하려는 수요와 봄 혼수 시즌까지 겹치면서 가전매장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어차피 가전제품을 교체해야 할 시기라면 3월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4월 개별소비세 적용과 6월 월드컵을 앞두고 대형 TV로 교체하려는 수요와 봄 혼수 시즌까지 겹치면서 가전매장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어차피 가전제품을 교체해야 할 시기라면 3월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얼마 전부터 냉장고가 윙윙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는 주부 현모(43)씨. 바꿔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쪼들리는 형편에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때. 4월부터 개별소비세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대형 가전제품 가격이 6.5%가량 인상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과연 어딜 가서 무엇을 비교해야 실속 있는 쇼핑을 할 수 있을까?

◆가전제품 마련 미뤘다면 지금이 적기

가전제품 매장은 올 초부터 들썩이기 시작했다. 4월 개별소비세 적용을 앞두고 있고, 6월 월드컵을 앞두고 대형 TV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줄을 잇기 때문이다. 게다가 봄 혼수 시즌까지 겹치면서 가전매장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소비전력량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품목에 대해 6.5%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4월부터는 관련 제품들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가격인상 대상은 월간 소비전력량 370㎾h 이상의 에어컨과(정격냉방능력 10㎾ 이상 제외), 월간 소비전력량 40㎾h 이상의 냉장고(용량 600ℓ이하 제외), 1회 세탁당 소비전력량 720Wh 이상 드럼세탁기, 정격소비전력 300W 이상 TV(42인치 이하는 제외) 등이다.

6월 월드컵축구를 앞두고 TV교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백프라자점 가전매장 관계자는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중 TV교체 수요가 가장 많은 것이 월드컵"이라며 "올 6월 월드컵을 앞두고 TV를 교체할 계획이 있다면 다음달부터 43인치 이상의 TV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이 적기"라고 밝혔다.

◆어디서 사는 것이 좋을까?

가전제품의 경우 유통경로에 따라 상품의 기능이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가장 싼 곳은 온라인. 매장 유지비용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을 직접 보지 못하고 사야 한다는 불안함과, 교환이나 반품시 직접 택배로 보내야 하는 불편 등이 따른다.

백화점과 대형소매점, 가전마트의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모델명을 꼼꼼히 살펴 전용모델인지, 공용모델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외관상 같아 보인다 할지라도 모델명 끝자리나 중간에 숫자나 영문글자를 추가해 차별을 두는 전용모델이 있기 때문. 전용모델은 일부 기능이 빠져있을 수 있어 그 기능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부분인지, 필요는 없는데 비용만 더 부담해야 하는지를 계산해 봐야 한다. 냉장고나 에어컨 전용모델이 많다.

모델명이 한자리도 빼놓지 않고 똑같다면 '공용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여러 가지 유통경로에 공통적으로 공급되는 공용모델은 마진 폭에 따라 판매가격이 달라질 뿐 부품과 성능에 한 치의 차이도 없다.

백화점이 비쌀 것이라는 편견도 있지만 할인이나 상품권 행사 등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경우도 있어 발품을 파는 만큼 절약할 수 있다. 동아백화점 가전매장 관계자는 "신제품과 프리미엄 상품이 가장 먼저 선보이는 곳이 백화점과 대리점(직영판매점)"이라며 "신상품에 관심이 있다면 백화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유지비에 관심이 많다면 절전·절수상품

최근 가전제품의 에너지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절전기능'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많다. 유지비를 고려하면 약간 제품 가격이 비싸더라도 에너지 효율이 좋은 제품이 낫다는 계산 때문이다.

지난해 LG전자에서 내놓은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는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선정한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을 받았다. 월간 소비전력이 32.9㎾h로 매우 낮은 수준인 것. 일반적으로 대용량 냉장고의 월간 소비전력량이 40㎾h를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착한' 냉장고다.

LG전자가 새롭게 출시한 휘센 신제품군은 '휴먼케어 인버터' 기술을 확대 적용해 전기료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 실내외 온도에 따라 냉방 속도와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이 기술은 기존 제품 대비 냉방속도가 2배가량 빠르고, 전기료는 최대 72%까지 절감된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하우젠 버블 세탁기는 세탁력과 헹굼력을 높인 버블 세탁 방식으로 기존 드럼세탁기의 절반 수준인 59분대로 세탁 시간을 단축해 물 소비량을 32%까지 절감할 수 있다. 전자동 세탁기를 하우젠 버블 세탁기로 교체해 1년간 사용할 경우 약 4개월의 물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절약효과를 볼 수 있다.

◆혼수용 가전 패키지

일반적으로 혼수 시즌이 되면 백화점이나 대형소매점에서는 300만∼900만원대 패키지 가전 세트를 선보인다. 'TV+냉장고+세탁기'로 기본 구성되며, 금액대별로 에어컨이나 식기세척기, 오븐, 김치냉장고 등을 추가하는 식이다.

하지만 패키지 상품을 구매할 경우 할인폭이 큰 장점이 있지만 체크리스트를 미리 만들어 필요치도 않은 제품을 끼워 구매하는 경우가 없는지, 집의 크기에 맞는 제품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매장 측은 "패키지 상품 중 1, 2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상품으로 교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해진 패키지 상품을 구매할 필요는 없다"며 "자신의 필요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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