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색깔 잔치' 열렸네…경북의 숨은 봄꽃 명소들

[테마가 있는 여행]

지사 가는 길을 수놓은 벚꽃의 향연,
지사 가는 길을 수놓은 벚꽃의 향연,
영천 임고면 선원리의 복사꽃(제공:영천사협 신종철 작가)
영천 임고면 선원리의 복사꽃(제공:영천사협 신종철 작가)

노란빛, 하얀빛, 분홍빛…. 한바탕 '색깔 잔치'가 펼쳐진다. 봄꽃들이 산들바람을 타고 방방곡곡을 사부작사부작 물들인다. 사람들은 마냥 즐겁다. 눈이 즐겁고 코가 즐겁다. 하지만 막상 유명한 봄꽃 명소를 찾아가면 '꽃보다 사람이 더 많다'는 씁쓸함이 먼저 든다. 봄꽃 여행이 고생길이 되기도 십상. 굳이 유명한 곳을 갈 필요가 있을까. 경북 곳곳에는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봄꽃 여행지가 많다. 경북의 '숨은 봄꽃 명소'를 소개한다.

◆산수유-봉화 띠띠미마을

수줍음을 머금고 노랗게 얼굴을 내미는 산수유는 다른 봄꽃에 비해 피는 시기가 이른 편이라 봄꽃 여행의 처음을 장식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산수유 하면 의성이나 전남 구례를 떠올리기 쉽다. 봉화군 봉성면 동양리 두동마을은 덜 알려졌을 뿐 다른 곳에 뒤지지 않는다. 이 마을은 '띠띠미마을'이라고 불린다. 앞이 막혀 뒤로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곳은 남양 홍씨 집성촌으로 입향조인 홍우정이 산수유 나무를 심은 이래 400년 동안 산수유 마을의 전통을 이어왔다. 현재 500그루가 넘는 산수유 나무들이 마을 담벼락이나 둑, 인근 농경지 곳곳에서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매년 산수유꽃 만개 시기에 맞춰 시낭송대회를 하는데 올해는 4월 3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4월 초순이면 절정을 이룰 듯하다. 봉화군청 054)679-6390.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영주IC에서 28번 국도와 36번 국도를 번갈아 타고 봉화군청까지 간다. 봉화군청에서 울진 방향 지방도를 타고 닭실마을을 거쳐 6㎞ 정도 달리면 천성사 이정표가 나온다. 좌회전해 3㎞를 더 달리면 띠띠미마을이다.

◆벚꽃-김천 직지문화공원 가는길

벚꽃 하면 경주나 경남 진해를 꼽는다. 하지만 막상 찾아가보면 사람 구경하다 지치기 일쑤다. 김천 직지사는 사찰로는 모르는 이가 없지만 벚꽃 명소로도 유명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직지사 입구에 직지문화공원이 만들어지면서 봄꽃 구경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로 떠올랐다. 4월 초순이 되면 직지천 양옆으로 300~400m 정도 벚꽃이 한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야간에는 조명까지 곁들여져 환상적인 벚꽃 풍경을 연출한다. 공원 안에도 5년 전쯤에 심은 벚꽃나무가 꾸준히 자란 덕분에 봄철 벚꽃 구경에 부족함이 없다. 휴식공간과 놀이터, 야외공연장 등 쉴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4, 5월에는 야간에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음악분수도 작동한다. 김천시청 054)420-6633.

▷가는 길:경부고속도로 김천IC에서 내려 영동 방향 4번 국도를 탄다. 그런 뒤 903번 지방도를 타면 직지문화공원에 도착한다.

◆유채꽃-구미 무을생태공원·의성 위천 둔치

제주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유채꽃이 요즘은 전국적으로 퍼졌다. 경북에서는 경주가 새로운 유채꽃 명소로 떠오르고 있지만 숨은 명소도 더러 있다. 구미시 무을면 안곡1, 2리와 상송리 3개 마을에 걸쳐 있는 무을생태공원이 대표적. 안곡저수지 인근에 있는 이 공원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가꾼 곳으로 3만㎡에 이르는 유채꽃 단지에 노랗게 익은 유채꽃이 장관을 이룬다. 공원 안에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돌탑과 바람개비, 솟대, 장승 등이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4월 초순~5월 중순에 '유채꽃 쇼'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무을면사무소 054)450-5803.

▷가는 길: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IC로 내려 좌회전해서 무을 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무을생태공원에 도착한다.

의성군 비안면 위천 둔치도 유채꽃 명소로 손색없다. 비안면 동부리·장춘리 일대 7만5천㎡에 걸쳐 펼쳐진 둔치에 낙동강과 어우러진 유채꽃이 정취를 한껏 뽐낸다. 2004년부터 군에서 유채꽃 심기사업을 펼쳐 매년 방문객이 늘고 있는 곳. 4월 중순~5월 초까지 필 것으로 예상된다. 비안면사무소 054)861-5801.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의성IC에서 내려서 안계·예천 방향으로 10㎞ 정도 가면 왼쪽에 둔치가 나온다.

◆복사꽃-영천 임고면 선원리·대창면 구지리

사진작가들에게는 이미 영천이 복사꽃 명소로 이름나 있지만 일반인들은 아직 고개를 갸우뚱한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천에는 복사꽃 명소가 두 곳이 있다. 한곳은 임고면 선원리. 영일 정씨의 집성촌이기도 한 이곳은 오래 전에 사과밭이었으나 20년 전부터 복숭아를 심기 시작해 봄이 되면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특히 고택들과 어우러져 감탄할 만한 경관을 만들어낸다. 복사꽃이 피기 전인 3월 말에는 벚꽃도 구경할 수 있다. 인근에는 임고강변공원도 있어 가족 나들이에 딱이다. 또 다른 곳은 대창면 구지리다. 이 마을은 동네 자체가 복숭아밭이라 4월이 되면 온 마을이 분홍빛이다. 영천사진협회에서는 매년 두 곳에서 번갈아 사진촬영대회를 열고 있다. 영천시청 054)330-6585, 6068.

▷가는 길:대구포항고속도로를 타고 북영천IC에서 내린다. 35번 국도를 타고 영천 방향으로 가다 영천댐 방향으로 좌회전한 다음 신호리 방향으로 우회전, 계속 직진한다. 3.5㎞ 정도를 가다 죽천 방향으로 다시 우회전, 1.5㎞가량을 가면 선원리가 나온다. 구지리는 영천 가는 국도를 타고 금호읍 금창교를 지난 뒤 대창 방향 지방도로 가다 대창면사무소를 지나자마자 구지리 방향으로 우회전, 1㎞ 정도 가면 나온다.

◆진달래-경주 단석산

해발 890m 단석산은 4월 초가 되면 8, 9부 능선에서 분홍빛 진달래가 등산객을 맞이한다. 높이 2m가 넘고 자연 터널 형식도 만들어내는 등 이곳 진달래는 다른 명소에 전혀 빠지지 않는다. 군락지는 3군데 정도. 지난해 처음으로 진달래 축제를 열었다. 올해는 4월 11일 방내리 입구에서 축제를 할 예정이다. 4월 초순~중순까지 진달래를 볼 수 있으며 5월 초순이 되면 연한 핑크빛을 내는 연달래가 흐드러지게 핀다. 등산은 왕복 2시간 30분 정도로 비교적 짧지만 코스가 다소 어려운 편이다. 단석산진달래산행축제위원회 054)751-7211.

▷가는 길:경부고속도로 건천IC에서 내려 우회전, 산내면 방향 20번 국도를 타고 가면 단석산을 오를 수 있는 우중골이 나온다. 축제가 열리는 방내리는 건천IC에서 내려 좌회전, 건천 읍내에서 경주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가다 모량초교에서 다시 우회전해서 가면 도착한다.

◆철쭉-봉화 청옥산

철쭉 하면 합천 황매산을 첫째로 꼽지만 봉화 청옥산도 명소 중 하나다.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청옥산자연휴양림에서 청옥산(해발 1,270m) 정상까지 이어지는 5~6㎞ 등산로를 따라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다. 휴양림에서 왕복 4시간 정도 등산을 하면서 철쭉을 감상할 수 있는데, 자연휴양림측에서 매년 꾸준히 철쭉을 심어 경관이 대단하다고 한다. 등산 코스가 그리 어렵지 않은데다 자연휴양림에서는 오토캠핑도 가능해 1박 2일 코스로도 좋다. 청옥산자연휴양림 054)672-1051.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영주IC에서 내려 36번 국도를 타고 울진·태백 방향으로 계속 가다 현동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현동 방향으로 계속 가다 노루재터널을 경유, 현동삼거리(현동주유소)가 나오면 태백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계속 달리다 보면 늦재가 나오고 2㎞를 더 내려가면 오른쪽에 돌탑으로 된 자연휴양림 정문이 나온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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