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 EBS 일요시네마 '사랑의 행로'

14일 오후 2시 40분

미셸 파이퍼를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로 만든 화제작.

프랭크(보 브리지스)와 잭(제프 브리지스)은 3류 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전설적인 베이커 형제들'이라는 팀을 꾸려나가는 형제다. 사교적이고 가정적인 성품의 형 프랭크와 달리 동생 잭은 말수가 적고 매사에 심드렁하지만 연주 실력만큼은 일품이다. 둘은 15년째 연주 생활을 함께하고 있지만 팀의 스케줄부터 동생의 옷차림까지 챙기는 건 언제나 형의 몫.

어느 날, 오랫동안 연주하던 클럽에서 해고를 당한 이들 형제는 여성 보컬을 구하기로 하고, 콜걸 출신의 수지(미셸 파이퍼)를 팀원으로 낙점한다. 수지를 영입한 이후 팀의 인기는 점점 좋아져 일류 클럽으로 진출한다. 수지는 판이하게 다른 두 형제와 함께 일하면서 점차 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 잡고, 잭에게서 팀원 이상의 감정을 느끼지만 프랭크는 두 사람의 관계가 불안하기만 하다. 팀은 성공가도를 달리지만 잭은 자신과 맞지 않는 연주 생활에 점차 회의를 갖게 되고, 형과 마찰을 빚기 시작한다. 수지도 지루한 레퍼토리에 싫증을 느끼고 있을 무렵 CM송 가수 제안을 받고 팀 탈퇴를 놓고 잭과 상의를 하지만 잭은 냉정하게 그녀를 떠나보내려고만 한다. 결국 수지는 팀을 떠나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 프랭크와 잭은 심하게 다투며 팀은 해체될 위기에 놓인다.

두 형제와 매력적인 여가수가 엮어내는 따뜻한 형제애, 로맨틱한 사랑이 영화 전편에 걸쳐 재즈 선율을 타고 전해진다.

두 형제는 실제로도 형제다. 정열적인 여가수로 등장하는 미셸 파이퍼는 영화 속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는 열연을 펼쳤다.

'수지' 역할을 처음 제의받은 배우는 '마돈나'였는데, 역할이 너무 감상적이라는 이유로 퇴짜를 놨고, '데브라 윙거'는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결국 수지 역할은 에서 뮤지컬 연기를 선보였던 미셸 파이퍼로 낙점됐다. 미셸 파이퍼가 빨간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 위에서 '메이킨 후피'(Makin' Whoopee)를 부르는 장면은 인상적이며 유명하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 4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미셸 파이퍼에게 골든 글로브 상과 BAFTA상을 안겨주었다. 1989년 작, 방송 길이 114분.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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