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를 보는 관중들은 정규시즌에 비해 조용하다.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박수가 나올 때는 두 가지 상황뿐이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가 안타를 쳤을 때와 양준혁이 타석에 설 때다.
12일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양준혁이 5번 지명타자로 2회 말 첫 타석에 들어서자 어김없이 환호가 나왔다. '뭔가 보여달라'는 응원의 목소리에 양준혁은 큼지막한 홈런으로 화답을 했다. 투 볼에서 LG 투수 한희의 3구째 직구를 받아친 공은 우측 펜스를 넘어 담장까지 넘겨 버렸다. 시범경기 5경기 만에 터진 팀 첫 홈런이었다. 7회에 2루타를 친 양준혁은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통산 최다안타(2천284개), 최다홈런(350개) 기록을 자랑하는 양준혁이지만 18번째 맞는 올 시즌은 예전과 다르다.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주전 자리를 통보받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동열 감독은 이영욱을 톱 타자, 강봉규를 중심타선에 배치할 뜻을 비쳐 외야수 두 자리는 이미 찼다. 남은 자리는 외야수 한 자리와 1루수·지명타자 정도지만 조동찬·박한이·최형우·채태인 등 쟁쟁한 후배들이 버티고 있다. 이대로라면 대타 전문으로 시즌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후배들의 성장으로 주전을 장담할 수 없기에 기회가 주어질 때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야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처지다.
"신인 같은 자세로 이제는 후배들에게 도전해야죠" 양준혁도 상황을 잘 안다. 그래서 올 시즌을 대비, 모든 걸 바꿨다. 지난해 10월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3개월간 몸을 만들었고 50여일간의 힘겨운 전훈 캠프도 무사히 소화했다. 캠프에 가기 전 걱정을 많이 했다는 양준혁은 "훈련을 잘 소화하니 자신감이 생긴다"면서 "예년보다 보름 정도 페이스가 빠른 것 같다"고 은근히 타격감을 자랑했다.
"개막전 선발 명단에 이름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열심히 훈련하고 몸을 잘 만들어 부름을 기다리겠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기록 제조기 양준혁이 올 시즌 최다안타와 최다홈런 기록을 얼마나 더 늘리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야구시범경기(12일)
LG 002 000 000 - 2
삼성 010 125 00X - 9
△승리투수=크루세타(2승) △패전투수=최원호(1패) △홈런=양준혁 1호(2회1점) 최형우 1호(6회4점·이상 삼성)
한화 8-4 두산
KIA 4-2 넥센
롯데 2-1 SK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