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0 6·2地選 격전지] ⑤ 대구시 북구청장

친이·친박 두 지역구의원, 후보 조율이 가장 큰 관심

대구 북구청사가 차기 리더를 기다리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북구청사가 차기 리더를 기다리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북구청장 선거는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서상기(을) 의원이 대구시장 꿈을 포기함에 따라 공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서 의원과 이명규(갑) 의원 간 '조율'이 가장 큰 관건으로 떠올랐다. 두 의원은 공식적으로 '공정 경선'을 통해 북구청장 후보를 뽑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통상 공천 신청자 중 2, 3배수로 압축해 경선을 치른다는 점에서 압축 과정에서 두 의원의 의중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국회의원, 조율 가능할까?

서 의원과 이 의원은 정치적으로 친박-친이로 나뉘어 있고, 똑같이 재선이다. 또 두 사람 모두 대구시당 공천심사위원에 포함돼 있다. 서 의원은 애초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북구청장 후보 결정 과정에서 '기득권'을 포기할 가능성이 컸다. 북구청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지금까지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대구시장 불출마를 계기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공산이 커졌다.

두 의원은 경선 방침과 경선인단 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을 조정한 상태다. 이 의원은 경선에서 확실하게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으로 여러 차례 밝혔다. 출마가 예상되는 이종화 북구청장과 고교(대구고) 동문이고 장경훈 전 대구시의회 의장과는 15년 지기(知己)여서 특정인을 지지하기가 난처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서 의원은 "이 의원이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하자고 제의했고, 나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 경선인단 수와 관련, 이 의원은 "700명가량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고, 서 의원도 "1천명 이내에서 경선인단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선인단 수를 '갑' '을'의 인구비례로 구성할지, 동수로 구성할지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을 지역 인구가 갑 지역의 두 배 정도여서 인구 비례로 할 경우 을 지역 의견이 많이 반영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공심위 결정을 따르겠다는 것이 두 의원의 공식 입장이다.

◆경선 주자들

경선 참여 주자들은 공심위에서 결정될 경선 '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두 의원에게 완전 중립을 지키도록 요구하면서도 내심 자신을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이종화 청장은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3선에 도전한다. 그는 활동 영역에서 타후보에 비해 앞서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경쟁자들은 갑 또는 을 지역에 한정돼 움직였지만 이 청장은 지난 6년 동안 북구 전체를 관할해 왔다는 점에서 경선에서도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경선도 피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다른 후보들의 자신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도 "어차피 내가 집중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여기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나는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충환 전 대구시의원도 도전장을 냈다. 김 전 시의원은 인구가 많은 '을'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는 점을 은근히 내세우고 있다. 그는 "공정 경선만 이뤄진다면 해 볼 만하다. 현 청장에 대한 여론이 좋은 편이 아니다"며 "청장이 되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구보다 더 북구를 많이 알고 많이 다닌 경험이 반드시 표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서 의원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소문이 부담이다.

장경훈 전 대구시의회 의장도 출마의 뜻을 밝혔다. 장 전 의장은 "북구의회 의장, 대구시의회 의장을 거친 경륜을 살려 북구를 바꿔보겠다"며 "이 청장에 대한 바닥 민심이 좋지 않다"고 각을 세웠다. 그는 '갑'에 지역구를 두고 있지만 구의회 의장, 시의회 의장을 거치면서 '을'에도 나름의 기반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히는 서용교 ㈜대원GSI 대표이사 겸 새마을운동대구북구지회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섬유 색채선별기 제조업체인 ㈜대원GSI는 연매출액이 640억원에 이르고 지난해 무역의 날에서 3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지역의 중견기업이다. 서 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서 의원이 대구시장 불출마를 선언했으니까 도와주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병우 검단관리공단 이사장과 박성철 전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표밭을 누리고 있다. 권효기씨는 무소속으로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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