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계열사를 만들어 중소기업이나 소상인들이 하는 산업공구류 유통업까지 해서 되겠어요?"
기업형슈퍼마켓(SSM) 진출로 골목상권이 날로 위축되어 가는 상황에서 대기업 계열사가, 산업공구류 유통업에 진출하자 중소상인들이 '생존권 박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기업, 산업공구류 유통업 잇단 진출
대기업 계열사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중소상인들의 영역이었던 산업공구류 유통업까지 진출,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인 서브원이 경남 창원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창고형 산업공구 유통점을 준공하고 영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 아이마켓 코리아도 지난해 중부사업팀과 남부사업팀이라는 신규조직을 출범시켜 충청권과 영·호남권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포스코 엔투비, 코오롱 KeP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LG 서브원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언제든지 산업공구류 유통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 관계자는 "창고형 공구 유통점은 영세 공구상인들이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도매형 회원제로 운영한다. 이렇게 되면 국내 중소 공구 메이커들은 새로운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상인, "폐업위기"
공구 유통업 상인들은 대기업의 공구 유통업 진출은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대구에는 북성로와 유통단지, 칠성시장 등에서 1천500여개의 업체가 각종 산업용재 및 공구를 판매하고 있다. 베어링 판매 종사자도 8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기업들이 산업용재 및 공구 유통시장에 뛰어들 경우 영세 상인들은 당장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 대구지회 홍광희 사무국장은 "대형마트 때문에 전통시장 상권이 죽었던 것처럼 대기업 계열의 대형 공구 유통업체들이 진출하면 중소상인들이 망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이럴 경우 국내에 5만명에 이르는 산업용재·공구 유통사업자들이 대량 실직 위기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원창상사 정점식 사장은 "대기업들은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여야지 중소기업이나 중소상인들의 사업영역인 산업용재공구상까지 넘보면 안 된다"며 "정부는 중소기업과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용재 및 공구 유통업체들은 대기업 계열사들의 산업공구류 유통 판매업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12일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재벌기업의 산업용재 유통시장 진출에 대한 정부의 사업조정 ▷전통적인 서민 사업영역인 산업용재공구시장에 진출하려는 대기업들의 각성 ▷서민경제살리기 입법 추진 등을 요구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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