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삶을 살고 싶으냐? 그러면 어떤 사람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생명 있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여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싶으냐? 그러면 너 역시 도울 수 있는 손을 갖고 있음을 기억하여라. 아들아, 나이를 먹으면 너도 알게 된단다. 우리가 두 개의 손을 가진 이유는 한 손은 자신을 위한 것이지만 나머지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것임을."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 헵번이 죽기 전 마지막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들에게 남긴 글 중의 일부이다. 오드리 헵번은 인형 같은 외모로 세계인으로부터 사랑을 받았지만 두 번의 이혼으로 사랑의 배신을 경험했고 말년에는 암으로 고통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유니세프 친선대사를 자청해서 20여 개 국가를 방문, 도움이 필요한 굶주린 아이들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며 사랑을 실천한 진정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헌법재판소가 사형제에 대해 2월 25일 재판관 9명 중 5명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려 사형제 폐지'존치 논란을 재점화시키고 있다. "사형수의 생명권보다 피해자 생명권이 더 중요하다."는 게 '합헌' 결정의 배경이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57명의 사형수가 있지만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국제앰네스티에서 3년 전부터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이날 헌법재판소의 사형제 합헌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생명을 강제로 빼앗는 사형제도에 면죄부를 준 것으로 생명과 인권을 외면하고 보수적인 법률적 논리와 정치적 판단으로 내려진 결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인용한 오드리 헵번의 글에 나오는 '존경'과 '존중'에 대해 알아보자.
'존경(尊敬)'은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함이라는 뜻으로 "스승을 존경하다." "아버지를 존경하다."로 쓰인다. '존중(尊重)'은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이라는 뜻으로 "인권 존중" "여론 존중"이 그 예다. '존경'은 사람에게만 쓸 수 있지만, '존중'은 사람이 아닌 사물에도 쓸 수 있다.
'존경'에는 '공경'과 '흠숭'이 있다. '공경'은 공손히 받들어 모신다는 뜻으로 "노인을 공경하다." "성인을 공경하다."로 쓰이며 '공경지례'는 성인(聖人)에게 드리는 공경을 뜻한다. '존경'은 내면의 생각을, '공경'은 실제 행위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흠숭'은 흠모하고 공경한다는 뜻으로 '흠숭지례'는 가톨릭에서 하느님에게만 드리는 흠모와 공경을 이른다. '공경'보다 더 높은 것으로 보면 될 듯하다.
2012년부터 행정고시나 외무고시에 응시하는 수험생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 시행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 인증을 받아야 1차 시험을 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한글도 존중받아 국어능력인증시험도 포함되면 좋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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