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다렸다! 대구연극제

24일 팡파르…대구문예회관 등서 열러

▲대구연극제가 24일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소극장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대구 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극단 고도의
▲대구연극제가 24일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소극장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대구 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극단 고도의 '녹차 정원'.

대구 연극인들과 연극 팬들의 축제, '2010 대구연극제'가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의 3개 소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27회째를 맞는 대구연극제는 대구의 민간 극단들이 연극적 역량을 걸고 치르는 전통 깊은 행사로, 매년 경연과 비경연으로 나눠 치러왔다. 경연부문 대상 수상작은 6월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올해 대구연극제 경연 부문에는 총 4개 작품이 선보인다. 극단 동성로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가장 먼저 관객을 맞는다. 까치 설화와 평강과 온달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 인연, 헤어짐을 얘기한다. 전장에서 죽어 혼령이 된 고구려 장수 온달은 아내인 평강의 꿈에 나타나 자신의 행복은 궁궐이 아니라 어머니와 함께 살던 산 속에 있었다고 고백한다.

극단 처용의 '꽃마차는 달려간다'는 관 짜는 노인 순보를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다. 퉁명스럽고 고집불통인 순보는 평생 관을 짜면서 살아온 노인으로 중국 요리점 주인 동춘이 유일한 말동무다. 방탕한 젊은 날과 아내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생의 마지막, 외동딸의 결혼을 축하해주며 회한 넘치는 생을 마감한다.

극단 이송희 레퍼토리의 '원수, 만나다'는 경산 자인에서 있었던 실화를 극화했다. 한 마을에서 함께 자란 동갑내기 친구가 5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시립병원 무연고자 병실에서 원수가 되어 만난다. 일제 강점기, 오해로 빚어진 해묵은 증오와 아픔들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그리고 있다.

극단 한울림의 '울돌목'은 한 노인의 시선을 통해 최후까지 임진왜란을 극복하려 했던 이름 없는 민초들의 처절한 항거를 서사적으로 보여준다. 한산도에 사는 움집 노인은 이순신 장군을 위해 일시에 왜적을 물리칠 수 있는 바다 지도를 제작한다. 노인은 그러나 이순신이 한양으로 압송된 후 이 지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

비경연 부문에서는 결혼에 대한 두 여성의 다른 시각을 다룬 극단 마루의 '결혼한 여자와 결혼 안 한 여자', 가족 간의 내밀한 갈등을 다룬 극단 대구무대의 '세례명 클라미디아', 빚을 갚기 위해 한 가족이 벌이는 자작 인질극을 다룬 극단 고도의 '청구서', 청혼의 설렘을 한 바탕 소동으로 그린 극단 온누리의 '프로포즈'가 차례대로 선보인다. 대구연극협회 053)628-7462.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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